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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오픈 앞두고 시즌 첫 승…권순우, 기분 좋은 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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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권순우가 마르틴을 상대로 백핸드 샷을 날리고 있다. 이날 승리는 올해 첫 승이다. [AP=연합뉴스]

권순우가 마르틴을 상대로 백핸드 샷을 날리고 있다. 이날 승리는 올해 첫 승이다. [AP=연합뉴스]

권순우(24·당진시청)가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출전에 앞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세계 97위인 권순우는 1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한 남자프로테니스(AT) 투어 그레이트 오션로드 오픈(총상금 32만775달러)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안드레이 마르틴(101위·슬로바키아)을 세트스코어 2-1(6-3, 6-7, 7-6)로 꺾었다.

순항하는 한국 남자 테니스 간판 #전초전 격 ATP투어 대회서 승리 #지난해 11월부터 동계훈련 소화 #스피드·두뇌플레이 등 집중준비

3세트 경기였지만 2시간 38분에 걸친 접전이었다. 첫 세트를 먼저 따낸 권순우는 2세트에서도 게임스코어 3-0까지 앞섰다. 그러나 마르틴에게 추격을 허용했고, 타이브레이크 끝에 세트를 내줬다. 3세트에서도 다시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진땀 승부를 펼쳤다. 타이브레이크 4-3에서 상대 서브 게임 때 마지막 포인트를 잡아내 승리를 거머쥐었다. 권순우는 2회전에서 미오미르 케츠마노비치(42위·세르비아)와 16강 진출을 다툰다.

그레이트 오션로드 오픈은 호주오픈 전초전 성격의 대회다. 호주오픈은 8일 개막해 21일까지 진행된다. 예년보다 3주 늦은 일정이다. 출전 선수들이 호주 입국 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2주 자가 격리를 거쳐야 해서다. 지난해 애들레이드에서 시작했던 이 대회가 개최지를 멜버른으로 바꾼 것도 같은 이유다.

권순우는 일찌감치 호주오픈 출전을 준비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플로리다주에 머물며 동계훈련을 했다. 연초 화상 기자회견에서 “겨울 훈련을 굉장히 잘 마쳤기 때문에 몸 상태가 아주 좋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시즌 목표도 확실하다. 권순우는 2019년 US오픈 본선에서 단식 첫 승을 따내 메이저 대회 단식 2회전에 올랐다. 메이저 대회 승리는 개인적으로 처음이었다. 지난 시즌 한 단계 도약을 꿈꿨지만, 코로나19로 많은 대회가 취소되면서 숨을 골라야 했다. 그는 “올해는 메이저대회 3라운드 진출을 바라보고 뛰겠다. 또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세계 랭킹을 많이 올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각오와 달리 시즌 출발은 매끄럽지 못했다. 시즌 첫 경기였던 지난달 8일 ATP 투어 델레이비치오픈 1회전에서 세바스찬 코르다(119위·미국)에 세트스코어 0-2(4-6 4-6)로 졌다. 코르다는 1998년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우승자 페트르 코르다의 아들이다.

권순우는 1회전 탈락 후 곧바로 멜버른으로 이동해 2주 자가격리를 마쳤다. 절치부심 체력 및 기술 훈련과 현지 적응에 힘을 쏟았다. 그를 지도하는 유다니엘 코치는 “체격 조건이 좋은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스피드를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데 집중했다. 서브의 강약 조절 등 두뇌 플레이도 실전에서 많이 쓰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권순우 역시 “체격이 크지 않은 한계를 극복하려면 스피드와 파워를 올려야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매일 쉬지 않고 해왔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5월 국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문 보디빌더 못지않은 복근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호주오픈을 향한 첫 단추는 일단 무사히 끼웠다. 짜릿한 역전승으로 기분도 끌어올렸다. 어쨌든 중요한 건 이번 대회보다는 호주오픈이다. 또 대회 결과에 따라 남은 시즌 목표도 달라질 수 있다. 권순우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만큼, 목표를 이룬다면 앞으로 남은 메이저 대회에서 더 큰 관문에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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