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며 국제 무역도 힘을 받고 있다. 수입과 수출이 모두 늘어났고, 교역조건도 9개월째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0년 1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출·수입의 물량과 금액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수출금액지수(2015=100)는 1년 전보다 9.6% 오른 120.17을 기록했다. 국제 경기 회복으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35.5%), 기계 및 장비(-7.2%)가 감소했지만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27.1%)와 화학제품(18%)이 오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반도체, 의약품, 가전제품 수출 호조로 인한 화학제품과 전기장비 등을 중심으로 수출금액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수입금액지수(2015=100)는 1년 전보다 2.8% 오른 123.93으로 집계됐다. 석탄 및 석유제품(-41.3%), 광산품(-25.7%)이 하락했지만,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19.7%)와 기계 및 장비(39%)의 금액이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화학제품 등의 공산품 수입 증가세가 확대된 영향이다.
수입과 수출의 물량도 늘었다. 지난해 12월 수출물량지수(2015=100)는 1년 전보다 9.3% 상승한 127.35를 기록했다. 4개월 연속 상승세다. 국제유가 하락과 수요 부진 등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16%), 기계 및 장비(-6.8%)의 수출물량이 감소했지만,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21.3%)와 화학제품(13.9%)의 수출 호조세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사업 활성화로 관련 산업이 활발해진 덕이다.
같은 기간 수입물량지수(2015=100)도 전년 동월보다 10% 오른 128.13으로 집계됐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28%)이 큰 폭으로 낮아졌고, 광산품(-3.3%)의 수입물량도 하락했지만,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19.1%), 기계 및 장비(35.5%)의 수입물량 상승의 영향이 더 컸다.
지난해 연간 수출·수입의 금액과 물량 집계치는 엇갈렸다. 지난해 연간 수출물량지수는 전년대비 1.1% 상승한 111.43을 기록했다. 2019년의 하락세(-2.2%) 기록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수출금액지수는 같은 기간 5.7% 낮아진 101.20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국제 수요 부진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39.5%), 운송장비(-14.4%) 기계 및 장비(-9.2%) 중심으로 수출금액이 하락했다.
교역조건도 계속 좋아지고 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15=100)는 1년 전보다 7.2% 오른 97.56을 기록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이다. 상품 100개를 수출한 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이 97개가량 된다는 뜻이다. 전년동월 대비 상승세는 지난해 5월을 시작으로 9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연간 순상품교역조건지수도 전년보다 3.8% 오른 95.25를 기록했다. 2017년을 시작으로 3년 연속 하락세를 끊어내며 반등에 성공했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총상품의 양을 의미하는 소득교역조건지수(2015=100)는 전년 동월보다 17.2%가 오른 124.24를 기록했다. 수출물량지수(9.3%) 상승과 순상품교역조건지수(7.2%)가 오른 덕이다. 지난해 연간 소득교역조건지수도 전년 대비 4.9% 상승한 106.14를 기록했다. 2018년 전년 대비 하락(-6.1%)을 극복하고 상승 전환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