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수행비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비상이 걸렸다. 권 장관은 일단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14일간 격리할 예정으로 2~3일 뒤 재검사할 것이라고 당국은 밝혔다.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늘 오후 보건복지부 직원이 확진됐다”며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나, 권덕철 장관이 밀접접촉자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어 검사를 받고 자체적으로 격리하며 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확진된 복지부 직원은 권 장관 수행비서 A 사무관으로 확인됐다. 권 장관은 밀접접촉자로 분류되기 이전 선제적으로 검사를 받고 격리했고, 이날 늦게 검사 결과에서 음성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잠복기를 고려해 2~3일 뒤 재검사할 예정”이라며 “14일간은 자가격리 해야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앞서 A 사무관과 접촉한 타 부처 장관 수행비서 또한 밀접접촉된 상태로, 해당 부처는 직원들에 이 사실을 공지하면서 청사 소독을 안내하기도 했다.
확진 직원과 밀접접촉 가능성 "14일 자가격리”
이날 공개된 사진을 보면 권 장관과 일정에 동행한 참석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 추가 전파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만에 하나 권 장관이 확진될 경우 관계자들이 줄줄이 검사를 받으며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권 장관은 이날 오전 8시30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 참석한 뒤 오전 10시 국무회의 일정을 소화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를 포함해 주요 장관 등이 참석하는 자리였다. 이후 오전 11시30분에는 코로나19 백신접종 의정공동위원회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등 기관장뿐 아니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정영호 대한병원협회 회장,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 등 3개 의료단체장을 만났다. 오후 3시에는 평택박애병원을 들러 의료진들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때문에 장관이 혹시라도 양성 판정을 받을 경우 정부 부처 수장을 포함한 관계자 상당수가 접촉자로 분류될 수도 있다.
보건 당국은 이날 정은경 청장은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사전 예방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검사 결과는 27일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코로나 사태 초기 때인 지난해 3월에도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전 복지부 차관)이 확진 판정을 받은 분당제생병원장과 함께 간담회에 참석했다가 김 처장을 비롯해 복지부 공무원 8명이 접촉자로 분류돼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간 바 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