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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용기 유아식에서 발암물질 검출

중앙일보

입력

유리용기에 담긴 유아식에서 극소량의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유럽식품안전기구(EFSA)가 16일 보고서를 통해 발표했다.

'세미카바자이드(SEM)'라는 이 화학물질은 동물에 영향을 미치는 약한 발암물질 중 하나로 최근 실험에서 쥐에 종양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EFSA는 그러나 암발생 확률은 지극히 낮으며 부모들이 당장 유리용기에 담긴 유아식을 그만 먹일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세균이나 다른 주요 감염에 대해서는 유리용기의 탁월한 안전도가 입증됐기 때문이다.

다만 유아식 제조업체들에 대해서는 지난 20여년간 사용해왔던 유리용기의 밀폐방식을 되도록 빨리 바꿔 최소한의 발암요인도 제거해야하며,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에 대해서도 이를 감시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SEM의 위험성을 본격적으로 연구한 기관은 EFSA가 처음이다.

EFSA 연구진의 조사결과 발암물질 SEM은 특정 종류의 유리용기에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철제 뚜껑을 덮은 유리용기에서 주로 검출됐다.

연구진은 "유아식을 비롯해 과일주스, 잼, 설탕절임, 꿀, 케첩, 마요네즈, 피클, 살균처리야채, 소스 등에 SEM 이 포함돼있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연구진은 철제 뚜껑에 부착해 유리용기를 밀폐할때 사용되는 플라스틱 밀봉마개를 열처리하는 과정에서 SEM이 발생, 용기내부의 음식에 녹아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음식물에서 발견된 SEM의 양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아기가 하루에 섭취하는 SEM의 양은 종양이 생겼던 쥐 실험에 투입됐던 양의 4만분의 1 이하에 불과, 발암위험은 매우 적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EFSA 전문가 패널의 수 바로우 박사는 "식품내 SEM에 의한 소비자 위험도는 성인은 물론 아기들에 대해서도 매우 낮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기술력이 허용한다면 하루빨리 유아식에서 SEM 함유량을 낮추는 것이 현명하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유아용 이유식 등 유리용기에 담은 식품을 생산하는 미국의 거대 식품업체 하인츠는 이미 철제 뚜껑을 대체할 새로운 뚜껑을 개발했으며 6개월내로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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