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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뇌졸중, 세포로 치료한다

중앙일보

입력

성체(成體) 줄기세포로 암과 뇌졸중을 치료하는 기술이 국내 의료계에 처음 선보였다.

바이오벤처인 퓨처셀뱅크(대표 김현수)는 1일 혼수와 마비 등 중증 뇌졸중 환자 30명과 말기 암환자 28명을 대상으로 줄기세포를 주입한 결과 중증 뇌졸중의 경우 27%(8명)에서 마비된 운동과 감각신경이 일부 움직일 정도로 회복됐으며, 말기 암의 경우 21%(6명)에서 암 덩어리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암의 일종인 카포시육종 환자 金모(76)씨는 10개월 동안 치료 후 암 덩어리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로 현재까지 생존하고 있다는 것.

성체 줄기세포란 다 자란 성인의 골수와 혈액에서 추출해낸 것으로 뼈와 간.혈액 등 구체적 장기의 세포로 분화되기 직전의 원시세포다. 이들을 시험관에서 배양한 뒤 원하는 장기의 세포로 만들어 주입해주는 것이 차세대 꿈의 의학으로 불리는 세포 치료다.

이번 임상시험에선 뇌졸중의 경우 손상된 신경세포를 보충하기 위해 신경세포로 분화될 수 있는 간엽모세포가 이용됐고, 암의 경우엔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수지상세포가 활용됐다. 퓨처셀뱅크는 치료에 사용된 간엽모세포와 수지상세포를 배양시키는 기술에 대해 국제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김현수(전 아주대병원 교수)대표는 "성체 줄기세포 치료는 배아를 파괴하지 않아도 되므로 윤리적 문제를 피해갈 수 있으며 치료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세포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복제배아나 제대혈을 이용한 치료보다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증 뇌졸중과 말기 암 환자 등 기존 치료로 도움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사실을 감안할 때 이번 결과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이론에 머물렀던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가 국내 기술에 의해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부분적이나마 입증된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이번 기술이 실제 암과 뇌졸중 환자에게 표준 치료의 하나로 적용되려면 장기간 추적 관찰과 객관적 비교를 위한 대조군 설정 등 대규모 임상시험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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