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가 만든 'K-주사기', 1억명분 백신으로 1억2000만명 접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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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2020년도 중소기업 수출 동향 및 특징’ 브리핑을 하며 코로나19 백신 주사기를 공개하고 있다. 뉴스1

국내 의료기기 중소기업과 삼성전자가 힘을 합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용 주사기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9일 "의료기기 중소기업 풍림파마텍이 최소주사잔량(LDS) 기술을 적용한 코로나19 백신용 주사기를 개발했다"며 "또 풍림파마텍은 삼성전자의 도움을 받아 스마트공장을 구축해 주사기를 월 1000만 개 이상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풍림파마텍은 지난해 주사기 내 약액 잔량의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신제품인 LDS(Low Dead Space) 주사기를 개발했다. 일반 주사기의 경우 주사 1회분당 약품 0.4㎖를 주입하면 주사기 구조상 실제 인체에 투입되는 주사 정량은 0.3㎖이고 나머지 0.1㎖는 손실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미국의 경우 백신 1병(2.25㎖)당 5명분만 주사가 가능하다. 그러나 풍림파마텍의 LDS 주사기는 손실 공간을 최소화하도록 만들어 코로나19 백신 1병당 6명분 이상 접종이 가능하다는 게 풍림 측 설명이다.

풍림파마텍의 LDS 주사기는 지난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사용 허가를 받았다. 미국 제약회사의 최소주사잔량 등에 대한 성능 테스트를 통과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주사기 긴급사용승인요청서도 제출했다. 풍림파마텍은 주사기 관련해 국내 기술특허 및 디자인 특허를 출원하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 국제특허 출원도 진행 중이다. 중기부 박종학 제조혁신지원과장은 "풍림 LDS 주사기로 코로나19 백신을 20% 추가 증산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즉, 기존 주사기로 1억명이 맞을 수 있는 백신량으로 1억2000만명에게 접종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풍림의 기술력을 보고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 투입을 발 빠르게 결정했다. 중기부와 중소기업 상생 협력 활동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발 벗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초정밀 금형·사출 기술을 활용해 풍림파마텍의 주사기 사출 생산성을 5배 향상하고, 주사기 자동조립 설비제작을 지원해 월 1000만개 이상 대량 양산체계를 구축했다. 풍림파마텍의 자체 생산계획(월 400만개) 대비 2.5배 생산성이 증대된 것이다. 이에 따라 풍림파마텍은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용 주사기를 2월부터 월 1000만 개 이상 생산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