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록' 대는 고릴라...美서 영장류 첫 코로나 집단감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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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고릴라가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EPA=연합뉴스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고릴라가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EPA=연합뉴스

미국에서 기침하는 고릴라를 검사했더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양성반응이 나왔다. 인간과 가까운 영장류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인 것으로 여겨진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고릴라가 집단으로 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 이 동물원의 원장인 리사 피터슨은 "8마리 고릴라가 기침을 하고 있으며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앞서 해당 동물원은 관리직원 중 1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특별한 증상이 없었으며 고릴라 주변과 동물원 내부에서는 항상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동물원은 지난해 12월 6일부터 문을 닫고 일반인들의 관람을 제한해왔다.

피터슨 원장에 따르면 현재 고릴라들은 수의사들로부터 특별관리를 받고 있다. 비타민과 유동식이 제공되고 있지만 특별히 치료제를 투약하지는 않고 있다고 한다. 고릴라들은 기침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이상이 없이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이 동물원 측의 이야기다.

앞서 미국과 스페인 등지에서는 호랑이와 사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보고된 적은 있다. 그러나 야생 전문가들은 인간과 유사한 고릴라의 감염 사례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에 따르면 인간, 침팬치, 고릴라 등은 코로나19 감염 초고위험 동물군으로 분류된다.

AP통신은 "야생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고릴라를 감염시키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는데, 고릴라는 DNA의 98.4%를 인간과 공유하고 있으며 본질적으로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른 동물과 달리 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유대감이 강하기 때문에 전파력 역시 강할 수 있다는 우려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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