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블루웨이브' 美 국채금리 1%대 회복···고개드는 인플레 우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뉴욕 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1.041%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해 3월 0.318%까지 주저앉은 뒤 10개월 만에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대를 회복했다.

바이든, 대규모 경기부양 펼칠 듯 #금리 인상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마틴 울프 "중국발 저물가도 사라져" #코스피3000 국내시장에도 영향줄 듯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신 상용화로 올해 코로나 위기가 끝날 거란 기대로 채권 금리가 꾸준히 올랐고, 미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 결과가 금리 상승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이날 개표가 마무리된 2석을 모두 민주당이 가져가며 상원까지 장악했기 때문이다. 블루웨이브 퍼즐의 완성이다.

[A=연합뉴스]

[A=연합뉴스]

블루웨이브가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조 바이든 정부가 경기 부양의 가속 페달을 밟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정권이 더 많은 적자 재정을 통한 더 많은 지출과 이를 위한 더 많은 국채발행에 나설 것에 시장이 베팅한다는 의미다. WSJ은 “미 의회가 향후 몇달 동안 약 1조 달러의 재정 부양책을 통과시킬 것”이라며 “세금 인상 없이 대규모 재정지출하면 국채 금리는 오른다”고 보도했다.

정부가 국채 발행을 늘리면 채권값은 떨어진다. 채권 금리는 오르게 된다. 그레고리 파라넬로아메리벳증권 미국 채권담당 대표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를 깬 만큼 1.2%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이미 시중에 흘러넘치는 유동성에 대규모 부양책으로 돈을 더 쏟아부으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다. 지난해부터 서서히 고개를 드는 인플레이션 우려다. 이미 늘어난 유동성에 코로나 백신 상용화에 따른 경기 회복이 맞물리면서 물가가 들썩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19로 기업 활동이 둔화한 상황에서 수요가 늘어나면 물가는 더 빨리 오를 수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일 미국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2000달러를 지급하면 주당 300달러인 실업급여를 더해 3200달러의 소득이전 효과가 나타나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이 커진다”며 “여기에 유가 상승으로 인한 공급 측 물가상승 압력까지 더해져 인플레이션 기대는 더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기대 인플레이션 예상치(10년 만기 국채 명목금리-물가연동국채 금리) 2년만에 처음으로 2% 넘었다. 여기에 그동안 전 세계의 저물가를 뒷받침했던 구조가 바뀐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틴 울프 파이낸셜타임스(FT) 수석평론가는 지난해 11월 “중국의 고령화와 세계화의 약화로 그동안 중국이 뒷받침하던 저물가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밝혔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에서 코스피 3000 돌파를 축하하는 세리머니가 진행되고 있다.[뉴스1]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에서 코스피 3000 돌파를 축하하는 세리머니가 진행되고 있다.[뉴스1]

시장금리 상승과 고개를 드는 인플레이션은 코스피 3000시대를 맞은 한국 금융 시장에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강승원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당분간은 (경기회복을 위해) 명목금리 상승을 용인하는 국면”이라며 “단기간 추가 정책 대응에 나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 세계 채권시장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만큼 시장 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대출 금리도 올라갈 수 있다.

더 나은 수익을 추구하며 신흥국 위험 자산 등으로 몰리던 돈의 흐름도 달라질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해엔 초저금리가 주가 상승의 중요한 요인이었던 만큼 그 전제가 흔들리면 투자심리는 급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황으론 미국 국채 금리가 1.5%까지 높아질 수 있다”며 “기존 IT·인터넷에서 금리 상승에 영향받는 금융주나, 경기 회복에 강한 건설·화학 등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