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등 강남 재건축 신고가 속출…새해에도 아파트값 상승세 이어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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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 가격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사진은 서울 매봉산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연합뉴스]

강남 아파트 가격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사진은 서울 매봉산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연합뉴스]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이 오름세다. 압구정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로 거래되는 사례가 잇따른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남구 아파트 매매 중에서 신고가를 기록한 건수는 135건으로, 전체 거래량 329건의 46.9%를 차지했다. 압구정동 한양8차(205㎡, 54억원), 압구정 신현대11차(183㎡, 49억원) 등 재건축 대상 단지로 꼽히는 곳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압구정 한양8차 205㎡의 직전 최고가는 48억5000만원이었는데 5억5000만원이 올랐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재건축조합 설립 기준인 주민동의율 75%를 넘어서는 단지가 나오고 있다.

서초구 역시 매매 실거래의 48%(135건/280건)가 신고가 거래였다. 서초동 삼풍아파트(163.81㎡, 31억원), 반포동 신반포7차(140.04㎡, 29억원) 등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단지에서 신고가가 속출했다. 반포주공1단지 85㎡의 경우 직전 신고가는 39억원이었는데 최근 호가는 43억원이다. 서초구에서는 새 아파트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많았다. 2016년 입주한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에선 전용면적 154.97㎡가 54억원에 거래됐고, 이 단지에서만 지난달 5건의 신고가가 나왔다.  송파구 역시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151㎡, 33억원), 신천동 진주(148.06㎡, 28억3000만원) 등에서 신고가가 나왔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주요 재건축 단지 사업이 속도가 붙으면서 가격 상승을 이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권 오름세는 정부 공식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이 7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지난 조사(12월 28일) 대비 0.06% 상승했다. 특히 12월부터 이어온 강남3구의 매매가격 상승세가 돋보였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합산 매매가 상승률은 송파구 0.32%, 서초구 0.28%, 강남구 0.27%였다. 이번 조사에서 송파구(0.11%)는 가락동·문정동 등 주변 지역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아파트값이 싼 단지 위주로 가격 오름폭이 컸다. 서초구(0.10%)와 강남구(0.09%)는 재건축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부동산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 입주물량 감소 등으로 매수 심리가 높아졌다"며 "정비사업 진척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강남권 주요 단지의 상승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상승세가 주춤했던 강남권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이렇다 할 추가 대책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지역 대부분 아파트가 15억원 이상이어서 주택담보대출도 불가능하다. 또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 송파구 잠실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다.

한편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조사 대비 0.27% 상승했다. 수도권이 0.26% 올랐고, 지방은 0.2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은 전주 대비 상승 폭이 커졌지만(0.23%→0.26%), 지방의 상승 폭(0.33%→0.28%)은 다소 작아졌다. 전국 전셋값 역시 0.26% 올랐다. 수도권(0.23%→0.23%) 및 서울(0.13%→0.13%)은 상승 폭을 유지했지만, 5대 광역시(0.42%→0.36%) 등 지방은 상승 폭이 작아졌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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