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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훈] 2021년 시장 전망과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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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셔터스톡]

[한대훈의 투(자 이야)기]디지털자산 시장의 전망을 시작하며 연초부터 디지털자산 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이더리움의 가격도 원화기준으로 100만원을 넘어섰다. 디지털자산 시장의 온기가 이어지고 있고, 장밋빛 전망이 다시금 쏟아지고 있다. 필자는 직업이 애널리스트인지라, 매년 연말과 연초에 자산시장의 가격 전망을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주업이 주식시장 전망이다 보니,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을 주로 하고 있지만, 올해부터는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한 전망도 함께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감히 올해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써볼까 한다. 

#상승추세는 이어진다. 단, 차별화는 심화될 것이다

우선, 올해도 디지털자산 시장 가격의 상승 추세를 전망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이유는 화폐가치 하락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부상과 기관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였다. 올해도 그런 기조는 이어진다.

우선 미국 연준(Fed)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은 내년에도 유동성 공급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연준은 2023년까지 긴축이 없다는 입장을 지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시했다. 유동성 공급이 폭발적으로 이뤄지면서 빅4 중앙은행이 공급한 자산은 어느덧 30조달러에 육박한다. 화폐의 유동성 공급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M2 증가율 역시 26%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수준에 다다랐다. 즉, 화폐가치 하락이 계속될 수 있는 환경인 셈이다. 당연히 화폐가치 하락의 대안으로서 비트코인의 매력은 다시 한번 부각될 전망이다.

기관투자자들의 시장 진입도 계속된다. 그 동안 기관투자자들이 시장에 참여하지 못했던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자산에 대한 보호 및 관리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피델리티를 비롯한 금융기관들이 커스터디 서비스를 시작했고, 우리나라에서도 KB은행 등이 수탁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기세를 몰아 반에크(VanEck)에서는 다시 한번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신청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이를 받아줄 지 지금으로썬 알 수 없지만 과거보다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번에 또 신청이 무산돼도 결국에 비트코인 ETF의 상장 가능성은 높다. 지난 2004년부터 금 ETF가 상장되면서 금 가격이 상승했던 걸 경험한 적이 있다. 비트코인 ETF가 상장된다면 자금의 유입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현재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금의 시가총액의 6.2% 수준이다. 어느정도 성장할지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금의 시가총액의 10%만 되도 비트코인 가격은 4.8만달러에 이르고, 30% 일 경우에는 14.6만달러, 50%에 도달할 경우에는 24.4만달러까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가능하다. 따라서 단기간의 급등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추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지난 2017년과 같은 알트코인의 강세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디파이의 투자매력 지속성과 이더리움 2.0의 성공적인 출발, EIP-1599에 대한 기대감을 감안하면 이더리움은 상승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다른 디지털자산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인 투자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SEC는 리플(XRP)에 대한 소송을 준비 중이고, 다른 디지털자산도 증권으로서의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증권으로서의 성격을 갖는 알트코인으로서는 부담스럽다. 따라서 이번 상승장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롯한 일부 디지털자산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킬러앱의 강세: 디파이의 강세 지속과 NFT 가능성

디파이의 강세도 계속될 전망이다. 디파이의 예치금액(TVL)은 170억달러를 넘어섰다. 디파이와 관련된 프로토콜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용하지만 미국에서는 빠르게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높은 투자수익이 기대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오히려 최근에는 다양한 형태의 파생상품 등이 출시되고 있다. 전통 금융시장에서 인기를 누리던 상품들이 빠르게 디파이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NFT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NFT(Non-Fungible Tokens)는 대체 불가능토큰으로, 현실세계를 대변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으로 희소성에 의해 가격이 상승하는 특징을 갖는다. 이는 복사나 변조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많은 투자자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NFT의 예술품 거래액은 지난해 사상 최대치인 82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박물관과 미술관이 모두 영업을 중지한 상태에서 실물 예술 판매량이 급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온라인 전시실과 NFT 기반 예술 무대에 작품을 선보이는 데 관심을 갖는 예술가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NFT에 대한 관심도 지속해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도 시장에 참여한다: CBDC 발행과 각종 규제장치 마련

정부와 금융당국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 준비를 마쳤다. 우리나라의 한국은행도 과거와 달리 CBDC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중국의 CBDC 발행이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의 발행 성과에 따라 CBDC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제도화 및 규제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우리나라도 올해 특금법이 예정돼 있고,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등도 규제 확립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특히 미국 같은 경우에는 암호화폐 계좌를 금융당국에 신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최근 SEC의 리플 소송에서도 볼 수 있듯, 시장질서에 악영향을 주는 디지털자산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대처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새로운 자산군과 상품으로 자리잡기 위해서 반드시 선행돼야 할 조치다. 무조건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이유가 없다. 긍정적인 것은, 지난 2017년을 전후해서의 분위기와 지금의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당시에는 부정적인 인식이 너무 강했고, 금지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컸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정도 자산으로서 인정을 하면서 투자자 보호 및 금융질서 확립을 위한 제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따라서 각국이 준비 중인 제도화는 디지털자산 시대의 종언이 아닌 새로운 라운드로 옮겨지기 위한 조건이라는 점에서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올해 디지털자산 시장을 전망해보면 다음과 같다.

①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세 지속

② 디지털자산 시장 내 뚜렷한 양극화 

③ 기관 투자자의 참여 지속

④ 디파이(DeFi) 시장의 성장 지속

⑤ NFT의 새로운 등장

⑥ CBDC 발행의 본격화

⑦ 각국의 제도화 및 규제화의 초석 마련

한대훈 SK증권 애널리스트, 『넥스트 파이낸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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