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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데이터 위주 질적성장하자”…LG 경영진과 토론

중앙일보

입력

구광모 LG 대표가 올해 초 임직원 e메일로 보낸 신년 메시지. [사진 LG]

구광모 LG 대표가 올해 초 임직원 e메일로 보낸 신년 메시지. [사진 LG]

구광모(42) LG 대표가 비대면 화상회의로 2021년 신년 경영 목표를 제시했다. 데이터에 기반해 빠른 의사 결정을 내리고, 고객의 선호도를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질적 성장을 추구하자는 게 핵심이다. 40대 총수인 구 대표는 격식을 갖춘 대면 회의보다는 화상회의나 수시 보고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2세 젊은 총수 "데이터 기반 성장방식" 제안 

28일 LG에 따르면 구 대표는 최근 계열사 최고경영진 40여 명과 화상회의를 열어 내년에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경영과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지난달 LG전자·LG화학 등 계열사별로 실시한 사업보고회 내용을 피드백(feedback)하는 자리였다. 지난 9월 사장단 워크숍 때와 마찬가지로 구 대표는 미국 시스코의 화상회의 솔루션 '웹엑스'를 통해 LG 사장단과 의사소통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번 회의에서 구 대표는 '애자일'(agile·기민한) 사고방식에 따른 신속한 의사결정, 데이터 기반 성장 등을 주문했다. 애자일은 전통제조업의 수직적 구조를 탈피해 디지털 환경 변화에 맞춰 시시각각 유연하게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다. 애자일 경영을 위해 LG는 계열사별로 연구개발(R&D)·상품기획·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 등 전문인력을 보강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자동차 전자장비 시장이 커짐에 따라 LG전자는 캐나다 전장업체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약 1조원 규모로 합작회사 설립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애자일한 의사결정 강조 

상품 개발이나 사업 방식에서도 구 대표는 데이터나 고객 기반 사고를 강조했다. ㈜LG 관계자는 "단순히 양적 성장을 수익성 위주 방식으로 바꾸자는 게 아니다. 데이터와 DX를 활용해 사업 역량을 높이고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강화하는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 2월 서울 우면동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 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LG전자]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 2월 서울 우면동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 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LG전자]

구 대표는 구글, 아마존, 세일즈포스 등 미국 기업 특유의 데이터 분석 마케팅에 익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많은 이용자 데이터를 성향별로 분류한 다음, 디자인과 상품기획·마케팅 의사 결정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구 대표는 미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던 도중 실리콘밸리로 옮겨가 2009년까지 스타트업에서 경험을 쌓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비롯한 근무 환경에 대해서도 구 대표는 직접 언급했다. 그는 "품질과 환경, 안전에 대해선 구성원 개개인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내 가족이 쓰는 제품, 내 가족이 일하는 곳이라는 생각으로 사장단부터 솔선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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