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거지 모자에 마스크 쓴 오거돈, 법원 후문으로 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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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 오거돈 두번째 구속 갈림길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18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강제추행 오거돈 두번째 구속 갈림길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18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강제추행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1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부산지법에 출석했다.

오거돈 18일 오전 10시 48분 부산지법 후문 입구로 들어와 #취재진에게 한마디 말없이 빠른 걸음으로 법정 향해 #지난 4월 부산시청 직원 외 또다른 여성 성추행 혐의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48분 부산지법 후문 입구에 도착, SUV 차량에서 내린 뒤 곧바로 법원 안으로 들어갔다. 남색 벙거지 모자와 마스크를 쓴 오 전 시장은 아무런 말 없이 빠른 걸음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오 전 시장은 마스크를 꼈지만 다소 긴장한 표정이었다.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부산지법 영장전담인 형사1단독 김경진 부장판사 심리로 251호 법정에서 열렸다.

오 전 시장은 지난 4월 초 부산시청 집무실에서 부하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오 전 시장이 2018년 11~12월 부산시청 근처에서 또 다른 여직원을 강제추행하거나 강제추행을 시도한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라고 한다. 검찰 주변에서는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이 최근 광범위한 보강수사 과정에서 관련 녹취록 등 추가 단서를 확보하고 이를 근거로 오 전 시장에 대한 영장을 청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또 다른 여성의 성추행 의혹을 밝혀내기 위해 지난 11월20일 부산시청 대외협력관실, 전산·통신실, 도시외교과, 인사담당관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도 높은 보강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해외여행 당시 수행 직원들이 메신저로 나눈 대화 내용을 조사하는 동시에 피해 여성의 퇴직 시기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고 한다.

오 전 시장은 지난해 10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제기한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무고 혐의도 받고 있다고 한다. 오 전 시장은 “가짜뉴스”라며 가로세로연구소 채널 진행자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한 서울 강남경찰서는 불기소 처리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무고 혐의는 오 전 시장이 유튜브 진행자를 고소한 사건과 관련 있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이 영장에 적시한 혐의는 모두 4개로 강제추행 외 3개 혐의가 더해졌다. 수사기관 한 관계자는 “또 다른피해 여성에 대한 강제추행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무고 등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18일 오후 늦게 나올 전망이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o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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