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안 접촉으로 감염?"…승무원 잇단 확진에 한국철도 비상

중앙일보

입력

한국철도(코레일) 열차 승무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열차 운행에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 중구 서울역 경부선 승강장에 정차한 KTX 열차 내에 승객들이 창측 좌석에 앉아 열차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서울 중구 서울역 경부선 승강장에 정차한 KTX 열차 내에 승객들이 창측 좌석에 앉아 열차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17일 한국철도에 따르면 본사 11층에 사무직으로 근무하는 30대 직원(대전 676번)이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직원은 3주간 대체 승무를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한 지난 14일 '탑승한 열차에 확진자가 탔으니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는 방역당국 통보를 받고 검사한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30대 승무원 "무궁화 열차에서 확진자 접촉한 듯" #집단 감염 발생한 마스크업체 "마스크 60만장 폐기"

 이 직원은 용산에서 전북 익산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에서 일했다고 코레일은 설명했다. 이 직원의 남편(682번)과 미취학 아들(683번)도 확진됐다.

 이 직원이 승무원으로 탑승한 경부선 무궁화호에 최근 수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승객이 탔던 것으로 대전시 역학조사에서 확인됐다. 대전시 정해교 보건복지국장은 “항공기 내에서 감염이 퍼진 적은 있지만 열차에서 감염이 의심된 사례가 나오기는 처음인 것 같다”며 “이 승무원이 확진자와 어떤 방식으로 접촉했는지는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철도는 이날 대전 본사 건물을 전면 폐쇄하고 방역소독을 했다. 본사 근무 직원 1000여명 전원에게 재택 근무하도록 하고,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들은 검사를 받도록 했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코레일관광개발 서울지부 소속 KTX 승무원 중 1명이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국철도 관계자는 "승무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하는 데다 승객과 밀접접촉하는 사례도 드물어 확진자의 감염경로는 추가 역학조사 결과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의 한 마스크 제조업체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직원에 이어 가족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14일 이후 연쇄 확진된 마스크업체 직원 8명 가운데 670번과 671번 확진자의 가족 2명이 전날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확인된 데 이어 672번의 아들 2명(680·681번)도 감염됐다. 이 업체 관련 누적 확진자는 12명으로 늘었다. 마스크 업체 직원  감염 경로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대전시내 중심가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동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내 중심가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동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다만 마스크 생산과정에서는 모두 방진복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일을 하는 만큼 테이블 4개 정도 되는 휴게실에 모여 식사하는 과정에서 확산했을 것으로 방역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마스크 공장 측은 지난 8일 이후 생산한 마스크 60만장을 전량 폐기하기로 했다. 대전시 정해교 보건복지국장은 “마스크에서는 코로나19가 검출되지 않았지만, 업체 대표가 방역 차원에서 모두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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