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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선거인단서 공식 선출…“권력 남용으로 민주주의 불꽃 끌 수 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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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대통령 선거인단의 대선 결과 확정 소식을 들은 뒤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부인 질 바이든 여사를 껴안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대통령 선거인단의 대선 결과 확정 소식을 들은 뒤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부인 질 바이든 여사를 껴안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4일(현지시간) 팬데믹과 권력남용으로 민주주의를 사그라뜨릴 수 없다고 선언했다. 대통령 선거인단이 그를 차기 대통령으로 공식 선출하며 대선 승리를 확정한 이날 바이든 당선인은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한 승리 연설에서 “오래전 이 나라에 민주주의의 불꽃이 켜졌다”며 “어떤 것으로도, 심지어 팬데믹이나 권력남용으로도 그 불꽃을 끌 수 없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의 영혼을 위한 이 전투에서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며 “이제는 우리가 역사를 통해 해왔던 것처럼 페이지를 넘겨야 할 때다. 단결하고 치유할 때”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법무장관 사임” 트윗 #‘부정선거’ 의혹 부인에 사실상 경질 #푸틴 뒤늦게 바이든에 축하 메시지

이번 대선은 트럼프 정부에서 훼손된 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한 선거였으며, 권력을 남용해 선거와 같은 민주주의적 절차와 결과를 왜곡하려 해선 안 된다고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해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여러 주에서 제기한 각종 소송과 그 결과를 일일이 나열하며 모두 무위로 돌아갔다고 자세히 언급했다.

미국 대선은 11월 3일 치러져 이미 결과가 나왔지만, 형식적으론 3일 대선 때 주별로 선출한 대통령 선거인단이 12월 14일 다시 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접 선거 방식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270표)을 넘기는 306표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 그간 선거인단 투표는 형식적 절차에 불과했지만, 이번엔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하는 바람에 바이든 승리를 공식화하는 공식 이정표로 여겨졌다.

선거인단이 당선 확정을 공식 발표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 바이든 당선인에게 “협력하고 교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첫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 선언을 한 지 37일 만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승복할 뜻을 내비치지 않았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트럼프 충성파로 알려졌던 윌리엄 바 법무장관의 사임 소식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트위터에 “(법무장관은) 크리스마스 직전 떠날 것”이라고 올렸다.

바 장관은 이달 초 AP통신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선거에서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규모의 사기를 보지 못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해온 부정 선거 의혹을 사실상 부인했다. 이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바 장관을 경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랐다. 바 장관 사임 발표 시점을 놓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길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의 선거인단 투표 승리 소식으로부터 여론의 관심을 분산하기 위해 선택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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