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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전사 돼달라"···의사 800명, 간호사 1400명 손들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연일 속출하는 가운데 지난 2~3월 대구·경북의 1차 대유행 당시처럼 의료진의 봉사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간협과 의협에 "자원하겠다" 신청 몰려

15일 대한간호사협회에 따르면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와 코로나 환자 간호 등을 돕겠다고 자원한 간호사는 14일 15시 기준 141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일 긴급 모집 공고를 낸 지 4일 만에 이렇게 모인 것이다.

지난 4월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이 입원 중인 경북대병원 집중치료실에서 간호사들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 4월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이 입원 중인 경북대병원 집중치료실에서 간호사들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뉴시스

간협은 이 가운데 수도권 임시 선별진료소에 파견할 인력으로 296명의 명단을 중앙사고수습본부 측에 넘겼고, 지원 간호사 대부분 배치가 끝난 상태다. 병동 환자를 돌보겠다고 자원한 나머지 1114명도 병원 상황 등에 맞춰 순차적으로 파견될 계획이다.

한만호 간협 정책전문위원은 “지원자 50% 이상은 유휴 인력이며, 올봄 코로나 병동에서 간호한 경험자도 26%가량 된다”고 말했다. 재직 중이지만 휴가 등을 사용해 현장에서 일하고 싶다는 간호사도 25.1%로 조사됐다.

9년간 간호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울산 지역의 A 간호사는 “위험한 데를 왜 가려고 하느냐는 부모님 만류에도 간호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신청하게 됐다”며 “나와 가족 그리고 이웃을 위해 코로나 퇴치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 유행 때 파견된 경험이 있는 B 간호사는 “코로나 환자를 돌본 경험이 있는 내가 한 번 더 가는 게 낫다”며 “당시 현장 경험을 활용해 의료현장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만호 위원은 “14일 전 회원을 대상으로 모집 관련 추가 홍보를 진행한 만큼 앞으로 더 많은 인력이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보호복을 입은 간호사들이 병동으로 들어서며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지난 3월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보호복을 입은 간호사들이 병동으로 들어서며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대한의사협회로 자원 의사를 밝힌 의사도 수백명에 달한다. 의협 관계자는 “이번 수도권에서의 대유행 이전인 7~8월부터 겨울 코로나를 대비해 공고했었고, 800명 정도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다만 당장 투입 가능한 유휴 상태의 간호 인력과 달리 대다수는 개원의나 봉직의(월급의사)라 자원한 의사 가운데 실제 현장에 파견된 인력은 40~50명 정도로 알려졌다. 중수본 관계자는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건 2주 정도 풀타임으로 일할 수 있는 인력인데 대부분 본업이 있는 분들이라 이들을 어떻게 매칭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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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파업 당시 국가시험을 거부했던 의대생 일부도 의료봉사를 자원하고 있다. 중수본 관계자는 “의대생 250명 정도가 봉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며 “현장에서는 지속해서 치료가 가능한 인력을 원하고 있어 인력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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