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주호영 “손에 피묻히고 대통령된 文, 당신 약속이 이런 나라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대북전단금지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종결 찬반 투표를 앞두고 발언을 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로 투표 전 발언기회를 얻었다. 오종택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대북전단금지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종결 찬반 투표를 앞두고 발언을 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로 투표 전 발언기회를 얻었다. 오종택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파괴한 세력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17년째 의정 단상에 서지만, 이렇게 국회가 혼란스럽고 의회민주주의가 깨진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이재정 민주당 의원에 이어 오후 9시 10분쯤 일명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에 대한 마지막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주자로 나섰다.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 가능 시간은 오후 8시 52분이었는데, 여야 합의로 종결 표결을 미루는 대신 주 원내대표의 발언 시간은 30분으로 제한했다.

본회의장 단상에 선 주 원내대표는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해서 발언을 30분 얻는 게 이렇게 힘들다. 참담하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민주당 의석을 바라보며 “180석 힘으로 무슨 법이든 밀어붙이고 통과시키니 시원하냐. 대한민국이 여러분의 손아귀에 들어온 것처럼 의기양양하냐”고 쏘아붙였다.

이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주 원내대표는 “검사 99%가 잘못됐다고 하는데, 인사권을 가진 법무부 장관을 가지고 있다고 백주대낮에 난리를 치고 있다”며 “징계위 구성도 한심하다. 검찰총장을 이렇게 핍박하고 정권 비리를 수사한 검사를 다 내치려고 하느냐”고 말했다.

검찰의 ‘월성 원전 1호기’ 수사에 대한 여당의 반발과 관련해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 공약이면 수사를 못 하느냐. 그러면 (이명박 정부) 자원외교와 4대강은 왜 수사했느냐”며 “산업부 과장이 심야에 관공서에서 문서 444건을 지웠는데 처벌하지 말라는 것이냐”고 말했다. 이어 “원전 수사를 한 사람들도 다 쫓겨날 거라고들 한다”며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은 소위 권언유착 사건을 수사한다고 육탄돌격해서 (한동훈) 검사장 휴대폰을 뺐고 기소됐는데, 지금 복무 중이다. 내 편은 일하고, 나머지는 다 내치는 게 민주주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을 겨냥한 발언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불교 용어인 ‘사자신중충(獅子身中蟲ㆍ사자를 죽음으로 모는 사자 몸속에 있는 벌레라는 뜻)’을 언급하며 “젊은 법조인 출신 의원들이 앞장서서 법조인의 양심을 지키지 않고, 법 논리를 왜곡하고 법치주의 파괴에 앞장서는 현실이 정말 슬프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대북전단금지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종결 찬반 투표를 앞두고 발언을 하기 전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오종택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대북전단금지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종결 찬반 투표를 앞두고 발언을 하기 전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오종택 기자

문 대통령을 향해서 주 원내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몰아내는 맨 앞자리에서 탄핵을 외쳤고, 자기 손에 피를 묻히고 대통령에 올랐다”며 “박근혜 정부보다 나은 정부를 만들어달라는 국민의 희망을 짓밟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0%를 넘어서는 대다수 국민이 대통령 지지를 철회했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면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문 대통령은 서민 대통령이라기보다 마키아벨리스트(마키아벨리즘 신봉자)에 가깝다”며 “울산시장 선거부정사건, 드루킹 사건 등에 대해 경찰은 감추고, 검찰은 지지부진하고 사법부는 ‘네편 유죄, 내 편 무죄’다. 당신이 약속한 나라가 이런 나라냐”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권이 망할 때는 맹종자 때문에 망한다. 맹종자들은 정권이 망하면 입 닫고 아무 말도 안 한다”며 “눈송이 하나는 가볍지만, 쌓이면 나뭇가지를 부러뜨린다”는 말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