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우한'될라..코로나 재확산에 긴장한 中, 청두서만 229만명 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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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도시 4곳 이상에서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제2의 우한'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강력한 봉쇄 정책과 함께 대규모 코로나 검사에 나섰다.

14일 중국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동북부 헤이룽장(黑龍江)성의 둥닝과 쑤이펀허, 신장 위구르자치구의 투루판, 쓰촨성 청두(成都)에서 대규모 핵산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12일 중국 청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 19 검사를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 12일 중국 청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 19 검사를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앞서 지난 7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조금이라도 발열 증상이 있는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 핵산 검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에는 발열 환자를 위한 검사소가 따로 마련돼 있다. 열이 나는 환자는 병원에 가는 대신 이곳으로 와 핵산 검사를 받으면 된다.

인구 2100만명(상주인구 1600만명)인 청두는 지난 12일까지 229만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핵산 검사를 벌였는데 1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청두는 하룻밤에만 클럽 세 군데를 돌아다닌 20세 여성의 '코로나 행적'에 발칵 뒤집힌 곳이기도 하다.

청두를 제외한 3곳은 사실상 봉쇄 상태다. 러시아 국경 지역인 둥닝과 쑤이펀허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전시 태세'에 돌입했다. 외부로 통하는 도로가 차단되고 대중교통 운영이 중단되면서 사실상 도시가 멈춰섰다.

지난 12일 중국 청두의 한 아파트 단지 주민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생필품 배달을 기다리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 12일 중국 청두의 한 아파트 단지 주민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생필품 배달을 기다리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인적 이동을 막기 위한 조치도 이뤄지고 있다. 둥닝에서는 가족 가운데 한 명만 이틀에 한 번 외출이 가능하다. 쑤이펀허 주민들은 사흘마다 한 차례 생필품을 사기 위한 외출이 허용된다.

인민망에 따르면 쑤이펀허에서는 '만나지 않기·회식하지 않기·밀집하지 않기'를 준수하기 위해 음식점은 배달 방식으로만 운영할 수 있게 했다. 학교·유치원 등은 임시 휴교에 돌입했다. 또 장례식은 참가자를 5명 이내(5명 포함)로 제한하고 결혼식은 잠정적으로 불허하기로 했다.

지난 11일 중국 헤이룽장 쑤이펀허에서 의료진이 핵산 검사 준비에 한창이다. [신화=연합뉴스]

지난 11일 중국 헤이룽장 쑤이펀허에서 의료진이 핵산 검사 준비에 한창이다. [신화=연합뉴스]

투루판에서도 무증상 감염자가 나왔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투루판 밖으로 나가는 것이 허용되지 않으며 주택 단지는 봉쇄됐다.

문제는 이들 감염자의 감염원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베이징대 제1 병원 호흡기 전문가 왕광파는 "감염원을 빨리 발견하지 못하면 감염 규모는 우한(武漢)에서 있었던 것만큼 확대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14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생위)에 따르면 14일 오전 0시를 기준으로 중국의 코로나 19 사망자는 4634명, 누적 확진자는 8만6741명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코로나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공정원 왕쥔즈(王軍志) 원사는 "중국산 코로나 19 백신 중 3차 임상시험 중인 것만 6개"라고 밝혔다.

중국 업체인 시노백은 올해 말까지 2번째 생산라인을 완공해 연간 백신 생산능력을 6억 회분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중국 업체인 시노팜은 내년이면 연 10억회 접종분의 백신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중국 코로나 백신 개발의 선두에 서 있는 시노팜은 중국 국무원의 관리를 받는 회사다. [시노팜 홈페이지 캡처]

중국 코로나 백신 개발의 선두에 서 있는 시노팜은 중국 국무원의 관리를 받는 회사다. [시노팜 홈페이지 캡처]

베이징과 우한 공장 2곳에서 나오는 시노팜 백신 생산량 합계가 현재 3억 회분인데 올 연말 2기 공장을 추가 완공하면 백신 생산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중국은 현재 개발도상국을 위주로 자국 백신을 수출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모로코·브라질·인도네시아·터키 등이 주요 고객이다.

중국산 시노팜 백신은 미국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보다 가격이 싸고 운송이 편리하며 보관 기간도 3년으로 길다. 하지만 면역력 지속 기간이 제한적이고 임상시험에 관한 세부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 투명성과 안전성에서 우려가 있다는 것이 상당수 의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편 페루에서 중국 제약사 시노팜의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에 참가한 이들 중 한 명이 신경 관련 이상 증상을 나타내 임상 시험이 일시 중단됐다고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페루 보건당국은 참가자 한 명에게서 팔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자 임상 중단을 결정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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