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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늘자 제조업 일자리 회복…대면 서비스업 여전히 부진

중앙일보

입력

2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연합뉴스

2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연합뉴스

지난달 한국의 수출 실적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얼어붙었던 제조업 일자리도 서서히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민간 일자리 확대를 위한 재정 투입에도 꿈쩍하지 않던 제조업 고용이 수출 회복세에는 즉각 반응하는 모양새다. 도소매·음식숙박업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은 대면 서비스업은 여전히 부진했다. 최근 확진자 급증으로 이들 서비스업은 더욱 위축할 전망이다.

14일 고용노동부의 '고용행정 통계로 본 11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부문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353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4000명 감소했다. 전월 감소 폭(-4만3000명)보다는 개선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계속 커졌던 제조업 가입자 감소 폭은 지난 7월(-6만5000명) 저점을 찍은 뒤 서서히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체 종사자가 늘면, 고용보험 가입자도 증가한다. 관련 통계로 노동시장 내 일자리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셈이다.

어떤 제조업 일자리가 회복했나 

제조업 부문에서도 수출이 늘기 시작한 업종의 일자리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반도체와 휴대전화 부품 등의 수출이 늘면서 지난달 전자통신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 감소 폭은 1800명에 그쳤다. 전월(-6300명)보다 감소 폭이 크게 줄었다. 자동차 제조업 가입자도 6600명 줄어드는 데 그치며 전달(-8300명)보다 상황이 나아졌다.

서비스업도 전반적으로는 고용 상황이 좋아졌다. 지난달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989만6000명으로 41만1000명 늘었다. 다만 공공행정·보건복지 등 공공 일자리 사업의 영향이 컸고, 도소매·숙박음식·운수업 등 대면 서비스업의 경우 코로나19의 충격 속에 계속해서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제조업에서 가입자 감소 폭이 줄고, 서비스업은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1429만9000명)는 39만4000명 증가했다.

산업별 고용보험 가입자 증감.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산업별 고용보험 가입자 증감.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를 제외한 전 연령에서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었다. 29세 이하 청년은 1만7000명, 40대 5만명, 50대 12만8000명, 60세 이상 24만9000명이 각각 증가했다. 속내를 따져보면 좋은 신호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공공 일자리 사업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창 노동시장에 진입해야 할 30대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제조업·도소매·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가입자가 줄었다. 30대 감소 폭은 5만명에 달한다.

실업자에게 지급하는 구직급여(실업급여) 지출은 지난달 9138억원이다. 지난 9월(1조1663억원) 고점을 찍은 뒤 계속 줄어드는 모습이다. 새롭게 구직급여를 신청하는 사람은 주로 제조업·도소매·숙박음식 등 민간 부문이었다.

수출 힘입은 일자리 회복세 지속할까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향후 고용 시장 회복 여부도 수출 실적이 좌우할 공산이 크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수출 회복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한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미국·유럽의 경제 회복세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약화할 수 있음을 고려하면, 연말·연초 한국의 수출 회복세도 약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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