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은 대통령 리더십 필요"…화이자백신 美전역 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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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오전 미시간주 캘라마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미국 전역으로 배송을 시작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오전 미시간주 캘라마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미국 전역으로 배송을 시작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금 미국에는 대통령의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미국 미시간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미국 전역으로 출발한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백신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미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텍이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대대적인 수송 작전이 현지에서 13일(현지시간) 오전 시작됐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와 매사추세츠주 앤도버에서 백신 재료를 받아 미시간주 캘라마주에 있는 공장에서 제조된 화이자 백신의 배송은 UPS, 페덱스, DHL 등 특송 전문업체가 맡았다. 백신은 지역 약국을 비롯한 접종 시설로 3주 안에 배포가 마무리된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수송 어떻게 하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수송 어떻게 하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전날 바이든 당선인은 “우리 스스로와 가족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절차를 설계하는 대통령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취임 전에도 직접 나서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바이든 당선인의 이런 발언의 배경에는 상당수 미국인의 백신에 대한 불신이 있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 3∼7일 미국 성인남녀 1117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자는 47%에 그쳤다. 26%는 아예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승인 과정에서 FDA를 압박한 점과 대선 과정에서 코로나19 극복 문제가 정치 이슈로 변질했던 점이 백신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또 세계 최초로 접종을 시작한 영국에서 알레르기 부작용 사례가 있었다는 점도 불안감을 증폭시켰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이것(백신)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며 “어떤 정치적 영향도 없다. 이들은 일류 과학자들”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바이든 당선인은 백신 거부 정서를 극복하기 위해 백신을 맞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등 미국의 전직 대통령 3명도 카메라 앞에서 직접 백신 접종을 받겠다고 공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 감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도 “백신을 지역사회에 공급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지역사회가 백신을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며 백신 불신이 코로나19 종식까지 남은 마지막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미국 보건복지부는 앞으로 2년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장려하는 데에 2억 5000만 달러(약 2730억 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미 광고협의회 등도 바이든 당선인과 보조를 맞춰 내년부터 5000만 달러(약 546억 원)를 쓰기로 했다.

바이든 인수위 측 인사는 “가장 창의적이고, 투명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대중과 소통하기 위한 방법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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