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출연하는 크리스마스 공연 열어? 말어?…코로나 대유행 속 대구의 고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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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저명한 시사잡지 타임이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올해의 연예인'(Entertainer of the Year)으로 선정했다.   타임은 10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은 음악 차트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그룹일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큰 밴드가 됐다"며 "방탄소년단이 모든 종류의 기록을 깨면서 팝스타들 가운데 정점에 올랐다"고 밝혔다. 미 타임지 '올해의 연예인'에 선정된 방탄소년단. 연합뉴스, 타임지 트위터 캡처

미국의 저명한 시사잡지 타임이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올해의 연예인'(Entertainer of the Year)으로 선정했다. 타임은 10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은 음악 차트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그룹일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큰 밴드가 됐다"며 "방탄소년단이 모든 종류의 기록을 깨면서 팝스타들 가운데 정점에 올랐다"고 밝혔다. 미 타임지 '올해의 연예인'에 선정된 방탄소년단. 연합뉴스, 타임지 트위터 캡처

방탄소년단(BTS)이 출연하는 대구 크리스마스 공연을 앞두고 대구에서 공연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공연을 취소해야 한다는 쪽은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 BTS를 보려는 팬들이 대구에 한꺼번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관객 없이 진행되는 이른바 '랜선 공연'이고 대구광역시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는 얘기도 나온다.

25일 BTS 출연하는 방송사 공연 예정 #'대구시민' 국민청원 "공연 취소해 달라" #대구시 "세계에 대구 알릴 홍보 기회" #공연장은 비공개, "팬들 몰릴까봐"

BTS는 크리스마스인 오는 25일 대구 공연이 잡혀 있다. 한 공중파 방송국이 기획한 '가요대전' 무대에 출연하는 방식으로다. BTS의 국내 인터텟 팬 카페 가입자는 80만명이 넘는다. 미가입 팬까지 감안하면 국내에만 적어도 100만명 이상 팬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BTS 대구 출연 공연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랐다. '대구시민'이라는 아이디의 글쓴이는 '대구 가요대전 취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려진 공연 취소 관련 청원글. [캡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려진 공연 취소 관련 청원글. [캡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그의 주장은 이렇다. "한 방송사의 가요 관련 공연이 대구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루가 멀다고 연말연시 모임을 자제해달라는 문자는 빗발치는데 아무리 언택트니 뭐니 해도 가수들이 공연장을 오게 되면 그 뒤로 각 나라 팬들의 이동은 불 보듯 뻔하다. 방역을 안전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면서 "기사를 보니 '코로나 이후 대구를 알릴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방탄소년단을 모시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는 식으로 말을 하는데 방탄소년단 유치가 방역보다도 우선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청원인은 "6세, 4세 남매를 지키고 있는 엄마로서 간곡히 부탁한다. 국민들, 지역민들에게만 연말연시 조용히 보내라고 하지 말고 공연계·문화계 이하 공적인 단체활동도 하지 말아달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 청원 글은 13일 낮 12시 기준 54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상태다.

새 대구시청사 건립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중구 동인동 현 대구시청사. 중앙포토

새 대구시청사 건립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중구 동인동 현 대구시청사. 중앙포토

"예정대로 공연을 하자"는 목소리는 대구시가 대표적으로 낸다. 대구시 관계자는 "BTS가 출연하는 공연은 좀처럼 없는 기회로 대구를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다고 본다. 대구에서 열리지만 관객 없는 무대인 '랜선 공연'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랜선 공연 장소가 어디인지도 아예 비공개로 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 시민들의 반응은 찬반 양론이 엇갈린다. 공연을 반대하는 쪽은 "팬들이 워낙 많은 월드 스타인 만큼 멀리서라도 BTS를 보려는 팬들이 몰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달성군에 사는 김옥순(69)씨는 "지하철에 가보면 BTS 생일 축하 광고판을 내거는 게 요즘 젊은 팬들이다. 비록 무대는 못 봐도, 멀리서 얼굴을 보려고 대구로 몰려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달서구에 사는 김도연(35)씨는 "일단 몰릴 우려가 있는 행사는 미루는 게 좋을 것 같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 안 여는 게 맞지 않나"라고 했다.

반면 경북지역 20대 대학생은 "언택트 랜선 공연이고 공연장 자체도 비공개로 한다고 들었다. 팬들이 BTS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대구로 우르르 모여들겠는가"라며 "BTS를 통해 대구라는 도시 이름을 국내외에 알릴 기회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냈다.

대구시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하는 경비 계획을 세운 상태다. 팬들이 몰릴 것을 대비해 공연 장소를 계속 비공개로 유지하고, 당일 공연장 주변에 방역 장비를 갖춘 경비 인력을 대폭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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