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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남의 것 쓰면 눈뜬 소경돼”…강경화 저격 이어 '봉쇄 빗장' 단속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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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봉쇄 장벽을 쌓은 북한이 10일 주민들을 상대로 국산품 애용을 강조하고 나섰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북한 방역 상황 관련 발언에 대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나서 맹비난한 데 이은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그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그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후대들을 위한 창조와 헌신에 삶의 보람이 있다’는 논설에서 “우리(북한) 당은 청소년들이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것을 먹고 입고 쓰면서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라나는 새 세대들이 어릴 적부터 남의 것을 쓰게 되면 자연히 남에 대한 환상이 생기게 된다”며 “나중에는 자기의 우월한 것도 볼 줄 모르는 눈뜬 소경이 되고 만다”고 주장했다.

10일 노동신문 논설서 '자력갱생' 강조 #"미국 신정부 출범까진 버티기 시도할 듯" #비건 부장관 "북한에 대한 기회의 창 여전"

이어 신문은 “우리들의 고심과 노력이 깃든 것, 우리의 손, 우리의 지혜로 창조한 것을 후대들에 안겨줘야 그들의 가슴속에 애국심이 싹트게 되고 자강력이 자라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 당국자는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차단한 북한은 최근 봉쇄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며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국산품 애용을 강조하는 건 내부 불만을 차단하고 단속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봉쇄 빗장을 강화하면서 10월 중국과의 무역량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99.4% 감소한 166만 달러(약 18억 310만원)로 무역협회 집계 상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북한의 움직임은 코로나19 방역 지원을 통해 남북관계 복원의 물꼬를 트려는 정부의 기대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최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남북 보건의료 협력을 강조하며 "내년 1월 이후에는 그런 가능성이 열리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9일 북한 김여정 부부장은 "코로나19가 북한을 더욱 북한답게 만들었다"는 강경화 장관의 언급 등을 망언이라 비판하며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라는 담화를 냈다.

전직 정부 당국자는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고취하며 버티기를 시도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차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북·미관계 방향이 정해질 때까지는 봉쇄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0일 방한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간담회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통일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0일 방한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간담회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통일부]

한편, 방한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조찬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은 "정세변화에 있어 중요한 시기에, 한·미간 긴밀한 정책적 조율과 공조를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에 있어 실질적 진전을 이루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건 부장관은 "한반도 평화구축에 있어 남북관계 및 한국 정부의 역할과 중요성이 크고, 인도주의 협력을 포함한 남북협력을 강력하게 지지하며, 북한에 대한 기회의 창은 여전히 열려있다"고 말했따.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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