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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쏟아지는데 테니스장 홍보…눈치없는 멜라니아 역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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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에 새로 완공된 테니스 경기장 [백악관 제공]

백악관에 새로 완공된 테니스 경기장 [백악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7일(현지시간) 백악관 내 테니스장 완공 소식을 알렸다가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눈치 없는 행동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날 멜라니아 여사는 성명을 내고 “백악관 테니스장의 완공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이 사적 공간이 여가의 장소이자 미래의 대통령 가족들을 위한 모임의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악관을 본뜬 모양의 건물 옆으로 테니스 코트가 자리한 사진도 첨부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 3월에도 안전모를 쓰고 테니스 경기장 설계도를 살펴보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같은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멜라니아 여사는 “내가 백악관에서 하는 일에 부정적으로 나오고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은 각자의 동네에서 생산적이고 좋은 일에 이바지하길 바란다”는 트윗으로 받아쳤다.

지난 3월 멜라니아 여사는 안전모를 쓰고 테니스 경기장 설계도를 살펴보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멜라니아 여사 트위터]

지난 3월 멜라니아 여사는 안전모를 쓰고 테니스 경기장 설계도를 살펴보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멜라니아 여사 트위터]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당시보다 더 심각해지면서 비판의 강도도 더 강해졌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미국에선 12월 들어 하루 사망자가 5일 연속으로 2000명을 넘어섰다. 1일부터 5일까지 발생한 신규 환자는 100만 명을 넘어섰다.

트위터에서는 멜라니아 여사를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멜라니아 앙투아네트(#MelaniaAntoinette)’ 해시태그가 줄을 이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백성들의 곤궁을 보살피기는커녕 사치를 일삼았다며 지탄을 받을 인물이다.

백악관의 테니스 경기장은 대통령 가족만 이용할 수 있는 사적 공간이다. 멜라니아 여사가 테니스장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이 공간은 농구를 좋아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농구장으로 바꿔두었던 상태였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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