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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와 전쟁' 벌인 암 전문의 우루과이 대통령, 폐암으로 별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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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바레 바스케스 전 우루과이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타바레 바스케스 전 우루과이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우루과이 첫 좌파 대통령'이란 타이틀을 가진 타바레 바스케스 전 우루과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폐암으로 별세했다. 80세. 퇴임 9개월 만이다.

'우루과이 첫 좌파 대통령' 바스케스…퇴임 9개월 만

고인의 아들 알바로 바스케스는 SNS에 "아버지가 오늘(6일) 오전 3시 집에서 가족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바스케스 전 대통령은 집권 기간 강도 높은 '담배와의 전쟁'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6년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공공장소 흡연을 금지하고, 담뱃세 인상과 경고 그림 부착 의무화 등의 정책을 도입했다. 결국 그의 금연정책은 미국 담배회사 필립모리스와의 소송전으로도 이어졌고 국제사회의 지지 속에 우루과이 정부가 최종 승리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는 지난해 8월 임기를 몇 개월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폐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 왔다. 더욱이 그는 암 전문의 출신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별세한 바스케스 전 우루과이 대통령의 관이 유족에 의해 옮겨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별세한 바스케스 전 우루과이 대통령의 관이 유족에 의해 옮겨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6일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바스케스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 로이터=연합뉴스

6일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바스케스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 로이터=연합뉴스

바스케스 전 대통령은 보수성향 국민당과 중도성향 콜로라도당이 100년 넘게 번갈아 집권했던 남미 우루과이의 '첫 좌파 대통령'이었다. 중도좌파연합 광역 전선 소속으로, 2004년 대선에서 승리해 2005부터 2010년까지 첫 집권을 했다.

이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불린 같은 정당의 호세 무히카 전 대통령에게 자리를 넘겨줬다가, 2014년 대선에서 또다시 승리해 2015년부터 지난 3월까지 두 번째 임기를 보냈다. 그는 재임 중 친(親)기업 경제정책과 강력한 복지를 적절히 혼합해 강소국 우루과이를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스케스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뒤엔 국민당 루이스 라카예포우 대통령이 취임해, 우루과이는 15년 만에 좌파에서 우파로 정권이 교체됐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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