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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하이닉스 최고가 경신...美·臺 반도체와 비교하면 '저평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올해 반도체 실적 호조와 내년 반도체 슈퍼 사이클 기대감, 글로벌 경기 회복 전망, 원화 강세 등이 맞물려 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대만의 주요 반도체 업체 주가와 비교하면 ‘K-반도체’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최근 6개월 주가 추이

삼성전자 최근 6개월 주가 추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뒤늦게 걸린 발동' 

3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0.29% 오른 6만9700원에 장을 마치며 사흘 연속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3일 장중 7만원 선을 돌파한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한 달 사이 18.5% 상승했다. 같은 날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전일 대비 2.29% 오른 11만1500원으로 최고가를 또 경신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최근 한 달간 37%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4.3%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최근 주가 상승이 ‘뒤늦게 걸린 발동’이라는 분석이 많다. 해외 주요 반도체 업체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세계 경제 침체에도 반도체 시장은 ‘비대면 경제’ 확산으로 특수를 누렸다.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세계 상위 15개 반도체 업체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평균 1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최근 6개월 주가 추이

SK하이닉스 최근 6개월 주가 추이

올해 마이크론·퀄컴 주가 폭등 

주요 반도체 업체의 주가도 많이 올랐다. 메모리반도체 시장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의 2일(현지시각) 종가는 69.11달러로 최근 20년 새 최고가를 기록했다. 최근 한 달간 35.2%, 6개월간 41.3% 올랐다. 올해 저점(34.69달러)과 비교하면 99.2% 상승했다. 같은 날 미국 퀄컴의 주가는 149.98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6개월간 78.3%, 올해 저점(61.19달러) 대비 145.1% 치솟았다.

미국 마이크론의 최근 6개월 주가 추이

미국 마이크론의 최근 6개월 주가 추이

6개월간 TSMC 66% 오를 때 삼성 27.5% 그쳐  

대만 반도체업체의 주가도 날았다.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이 확실시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 TSMC의 주가는 최근 6개월 새 65.8% 올랐다(3일 기준). 올해 저점과 비교하면 101.2% 상승했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세계시장 2위인 미디어텍 역시 올해 저점 대비 159.9% 폭등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최근 6개월간 각각 27.9%, 25.7% 오르는 데 그쳤다. 올해 저점과 비교해도 각각 64%, 61.6% 올라 해외 주요 반도체 업체와 차이가 컸다.

대만 TSMC 최근 6개월 주가 추이

대만 TSMC 최근 6개월 주가 추이

내년 메모리반도체 시장 13% 성장 전망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시장 동향과 전망도 이를 뒷받침한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2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이 4694억 달러(약 515조원)로 전년 대비 8.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6월 전망치(6.2%)보다 상향 조정한 수치다. 특히 한국이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올해보다 13.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 추이와 전망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 추이와 전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과 직결되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전망도 밝다.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최근 D램·낸드 수요와 공급이 평행선을 그리며 가격 하락이 지연되고 있다”며 “가격 상승을 준비하는 신호로 보인다”고 밝혔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1월 말 PC용 D램(DDR4 8Gb 기준) 고정거래가격은 2.85달러로 전달과 같았다. 지난 10월 말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전월보다 각각 8.95%, 3.45% 하락한 바 있다.

메모리반도체 빅3 전분기 대비 평균판매가격(ASP, 우) 및 영업이익률 추이 및 전망

메모리반도체 빅3 전분기 대비 평균판매가격(ASP, 우) 및 영업이익률 추이 및 전망

증권가 "삼성·하이닉스 추가 상승 여력 충분" 

양사에 대한 목표 주가도 상향 조정 중이다. 지난달 15일 이후 삼성전자 관련 보고서를 증권사 16곳 중 9곳이 목표 주가를 올렸다. 목표 주가 범위는 7만6000~9만원이다. SK하이닉스 역시 13곳 중 7곳이 목표 주가를 11만~14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3분기 기준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 점유율

3분기 기준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 점유율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파운드리 등 대부분 사업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1위 기업을 추격하거나(파운드리), 2위와의 격차를 확대(메모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투자증권은 3일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의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존 전망치보다 각각 5.7%, 29.1% 상향한 36조1000억원, 8조7000억원으로 예상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D램 시장은 2021년 상반기에 공급 부족에 진입한 뒤 2022년까지 2년간 장기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며 “예상보다 빠른 최근 D램 업황 개선 움직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추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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