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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선 모더나 접종 코앞인데...정부는 한달째 "백신 구매중"

중앙일보

입력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3상에서 90% 이상의 효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3상에서 90% 이상의 효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미국에서 성탄절쯤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국내에서는 질병관리청이 모더나 등 5~6곳 글로벌 제약사와 백신 선구매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거의 마무리 단계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1월 30일 브리핑에서 “현재 개별 계약사들과 구매확약, 구매계약 논의가 거의 정리돼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또 기획재정부 등 예산당국과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마무리해 다음주 또는 그 다음주 초까지는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한 달째 “코로나19 백신 선구매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일 이와 관련해 “몇 곳 제약사와 계약서를 마지막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백신 물량부터 유통, 접종 계획을 다 같이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제약사에서 얼만큼 구매할지, 유통은 어떻게할지, 우선 접종 계획 등을 다 점검한 뒤 발표하게 될 것”이라며 “구매, 유통, 접종을 망라해 협상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백신 협상 상황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임상 3상 시험에 들어간 모더나,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존슨, 노바백스 등과 전방위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소식통은 “이 중 몇 곳과는 가격과 조건 협상이 거의 마무리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일부 제약사는 까다로운 비밀유지협약과 백신  부작용 발생시 해당 국가가 책임지는 면책조항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제약사 표준계약서에 따라 비밀유지나 책임 문제를 당연히 논의한다. 하지만 이는 큰 걸림돌은 아니다”며 “그보다 현재 개발 백신이 임상 단계이고, 안전성이 100% 확보된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가장 조심스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실제 일부 백신 전문가들은 화이자, 모더나 백신이 효과는 우수한 반면 제조방법이 mRNA(메신저 RNA) 방식인 점에서 정부에 우려하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국내에서 mRNA 제조 방식의 백신 접종이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어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mRNA 백신은 보관 조건이 영하를 유지해야해 유통과정도 까다롭다. 화이자 백신은 보관 조건이 영하 70도, 모더나는 영하 20도다.

제조 방식, 유통, 가격 면에서 아스트라제네카가 합리적이지만 모더나, 화이자에 비해 예방효과가 떨어진다는 게 단점이다. 임상 3상 중간결과 모더나, 화이자는 90%대인 반면 아스트라제네카는 70%대였다.

정부는 아직 임상 3상 최종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해외에서 접종이 이뤄지고, 안전성 추적조사를 보면서 국내 접종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백신 3상 결과를 발표한 아스트라제네카 본사 [AP=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3상 결과를 발표한 아스트라제네카 본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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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접종 계획 관련해 “백신 안전성에 대한 정보가 더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백신 최종 허가를 보고, 거기에 따라 노인, 만성질환자에 대해 어떤 효능을 보였는지 안전성과 효능을 보고 세부적인 접종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 상황에서는 어떤 백신이 최종적으로 효과가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위험분산 차원에서 mRNA 백신이든,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이든 다양한 백신을 확보해놓고 실제 접종할 때는 백신 종류와 대상자를 잘 매칭하고 우선 순위를 정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통상 백신 접종 우선순위는 의료진, 노약자 또는 고령층, 만성질환자 순이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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