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무죄 청원 12만동의···檢, 4000쪽 의견서로 맞불 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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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달 5일 결심 공판에 출석하며 지지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달 5일 결심 공판에 출석하며 지지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자녀 허위스펙 작성과 사모펀드 비리 등의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1심 선고가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5일 변론이 종결된 정 교수 재판의 결과는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23일에 나온다.

정경심 무죄 청원 12만명 참여, 지지자들 탄원서도 수백장 제출

정 교수가 올해 어떤 크리스마스를 보낼지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의 부장판사 3명(임정엽·권성수·김선희)만 알고 있다. 검찰은 결심에서 눈물을 흘리던 정 교수에게 징역 7년에 벌금 9억원, 추징금 1억 6400만원을 구형했다.

크리스마스 이틀 전 선고, 檢 7년 구형 

정 교수의 법정 안 재판은 이처럼 선고만을 앞두고 사실상 끝난 상황이다. 하지만 법정 밖에서는 검찰과 정 교수의 변호인 및 정 교수 지지자들 사이에 치열한 장외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검찰은 현재까지 정 교수 변호인의 주장을 반박하는 약 80개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의견서의 제목들을 보면 '(조민의) 7대 경력의 허위성''조민의 표창장 PDF파일의 여백조정 관련' 등으로 법정에서 정 교수와 치열하게 다퉜던 쟁점들이 담겼다.

검찰 측이 정경심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 중 일부. [법원 홈페이지 캡처]

검찰 측이 정경심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 중 일부. [법원 홈페이지 캡처]

검찰 측은 "각 의견서의 분량이 약 40~50쪽 정도로 모두 합하면 총 4000쪽은 넘을 것"이라 했다. 이정도의 검찰 의견서는 국정농단 사건에 준하는 양이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이에 대한 반박 의견서를, 정 교수의 지지자들은 수백장의 탄원서와 청와대 무죄 청원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4000쪽 의견서 vs 12만 무죄 청원  

지난달 정 교수의 결심이 끝난 직후 청와대 게시판에 오른 "정경심 교수님은 무죄입니다"란 제목의 청와대 청원엔 12만 5000여명이 동의했다. 청와대의 청원 답변 요건이 '한 달 내 20만명 동의'라 정 교수의 지지자들은 매일 SNS에 청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정 교수의 남편인 조 전 장관은 정 교수 재판의 핵심 증인인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을 겨냥한 페이스북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정경심 교수 청와대 무죄 청원 [청와대 게시판 캡처]

정경심 교수 청와대 무죄 청원 [청와대 게시판 캡처]

법조계에선 정 교수 지지자들의 청원서와 청와대 청원보다는 검찰과 변호인이 주고받은 다수의 의견서가 정 교수 선고에 마지막 변수가 될 것이라 보고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청와대 청원은 사법부 독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라 했다. 하지만 정 교수 재판부의 판사들을 잘 아는 한 전직 판사는 "여론에 휘둘릴 판사들은 아니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달 정 교수에게 징역 7년을 구형하며 "(이 사건은) 우리 사회 기득권이자 엘리트가 학벌 대물림과 부의 대물림을 노력과 공정이 아닌 고위층의 특권을 이용해 반칙과 불법으로 이루려 한 것"이라며 중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왼쪽)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모습. 연합뉴스·뉴스1

조국 전 법무부장관(왼쪽)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모습. 연합뉴스·뉴스1

하지만 정 교수 측은 검찰 수사를 "오래된 사실에 대한 단편적이고 부정확한 기억과 수사기관의 의도를 결합해 만든 허구"라 지적하며 "(정 교수 가족이) 유례를 찾기 힘든 고통과 인격적 수모를 겪었다"고 반박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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