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건조특보…왜 바닷가가 더 건조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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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강원 강릉시 왕산면 왕산리 큰골길 입구에 있는 2층 목조주택에 난 불을 진화하기 위해 헬기가 물을 뿌리고 있다. 사진 강원도소방본부

지난달 29일 강원 강릉시 왕산면 왕산리 큰골길 입구에 있는 2층 목조주택에 난 불을 진화하기 위해 헬기가 물을 뿌리고 있다. 사진 강원도소방본부

1일 전국이 맑고 춥다. 동해안과 일부 남부지방에는 건조특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1일 울산, 부산, 대구, 경상남도(사천, 김해, 창원), 경상북도(경북북동산지, 울진평지, 경주, 포항, 영덕, 경산), 전라남도(순천, 광양, 여수), 강원도(강원북부산지, 강원중부산지, 강원남부산지, 삼척평지, 동해평지, 강릉평지, 양양평지, 고성평지, 속초평지, 태백)에 건조주의보를 발령했다. 건조주의보는 이틀 연속 실효습도 35% 이하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①대륙에서 불어오는 차고 건조한 공기

1일 동해안을 중심으로 건조주의보가 내려졌다. 기상청

1일 동해안을 중심으로 건조주의보가 내려졌다. 기상청

이번 건조주의보는 대륙에서 불어오는 건조한 공기의 영향이 가장 크다. 중국 북부에 위치한 고기압이 차고 건조한 북서풍을 강하게 불어내기 때문에,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공기의 성질부터가 건조하다.

②산을 넘으면 더 건조해진다

이렇게 들어온 공기가 백두대간을 넘어가면서 한층 더 건조해진다. 일반적으로 공기 덩어리가 높은 산을 넘을 때, 고도가 높아질수록 공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분의 양이 줄어든다. 그래서 산을 타고 올라가는 공기는 함유할 수 있는 수분을 제외한 습기를 비나 안개로 뿌리고,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더 건조한 공기가 된다.

이렇게 건조해진 공기가 산맥을 넘어 내려가면서는 다시 수분을 품을 수 있는 여력이 늘어나고, 상대적으로 공기 덩어리 전체의 습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생긴다.

이걸 ‘푄 현상’ 이라고 한다. 봄철 강원도 지역 산불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양간지풍’도 푄 현상의 한 형태다. 북서풍이 태백산맥을 넘어 도착하는 해안가 외에 대구 지역만 홀로 떨어져 건조주의보가 발령된 것도, 분지인 지역 특성 때문이다.

③맑은 날씨

1일 위성으로 본 한반도의 모습. 기상청

1일 위성으로 본 한반도의 모습. 기상청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도 대기를 건조시킨다. 기상청 관계자는 “계속해서 맑은 날씨가 지속되면서 일사가 강해, 공기 중 습도를 더 낮추는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1일 오전 위성사진에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한반도가 보인다. 중국 북부에 위치한 고기압이 차고 건조한 북서풍을 강하게 불어낸 탓이다.

지난주부터 이어진 찬 공기는 수능 시험일까지 계속 불어들어올 전망이다. 건조주의보도 이번 주 내내 지속될 확률이 높다. 기상청은 “당분간은 비 소식이 없어 계속해서 건조한 대기가 유지될 가능성이 커, 산불 등 화재 예방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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