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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2단계 유지하지만, 사우나·에어로빅·줌바 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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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연일 400~500명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했다. 다음 달 1일부터 전국에서 1.5단계로 올리고, 부산·경남과 전북, 충남, 강원 영서 지역 등은 2단계 상향을 추진한다. 이미 2단계 실시 중인 수도권은 현 단계를 유지하되 감염다발시설에 대한 핀셋 방역을 가동한다.

내일부터 7일까지 방역 핀셋 강화 #호텔·파티룸 연말연시 행사 금지 #비수도권 일제히 1.5단계로 격상 #부산·경남·충남·전북은 2단계 추진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2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50명이라고 밝혔다. 앞서 26~28일 신규 확진자는 581명→555명→504명이었다.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가 416명(지역발생 기준)에 이르자 보건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했다. 수도권은 7일까지, 비수도권은 14일까지 적용된다.

강화된 2단계 조치가 발효된 수도권에선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했거나 위험도가 높은 시설, 젊은층 중심의 위험도 높은 활동을 제한한다. 사우나와 한증막 등이 대표적이다. 중대본은 “찜질시설 등은 환기가 어려운 밀폐 공간에서 땀을 흘리고 과호흡이 일어날 수 있어 감염 전파 위험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줌바·태보·스피닝·에어로빅·스텝·킥복싱 등 격렬한 운동 시설도 한동안 문을 닫아야 한다. 학원과 교습소, 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관악기, 노래 교습도 대학 입시와 관련된 것을 제외하고는 금지한다. 아파트나 공동주택 단지 내의 헬스장·카페·독서실 등 편의시설도 운영할 수 없다. 호텔이나 파티룸, 게스트하우스 등 숙박시설에서 주관하는 연말연시 행사나 파티도 허용되지 않는다.

수도권 거리두기를 강화된 방식의 2단계로 유지하는 이유는 지난 19일(1.5단계)과 24일(2단계)의 거리두기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만큼 일단 추이를 지켜보자는 판단에서다. 중대본은 “5일 간격으로 두 번 상향한 만큼 이번 주까지 지켜보며 단계 상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급하게 단계를 계속 올리는 것은 단계 상향에 따른 사회적 피해를 고려할 때 공감과 협력을 얻기 어렵다”고 밝혔다.

확진자의 연령대나 의료체계 등을 고려할 때도 격상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전체 확진자 중 고위험층인 60세 이상 환자 비율은 20% 내외다. 중대본 관계자는 “고령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8월보다 중환자 발생 등 의료체계에 가해지는 부담은 환자 발생 규모에 비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의견은 엇갈린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추운 날씨엔 바이러스가 오래 생존하고 사람들은 실내에 모인다, 수도권은 이미 일상생활에 감염이 퍼져 있다”며 “2단계 조치로 급격한 증가세는 어느 정도 누그러뜨릴 수 있지만 8~9월처럼 극적으로 환자를 줄이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2.5단계로 올려도 소규모 모임 등 관리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개인 동선을 절반 정도로 줄이고 위험도 높은 활동을 최소화하도록 핀셋 방역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규제는 꼭 필요한 만큼 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과하면 손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파 위험이 큰 곳을 찾아 방역조치를 강화하는 게 정밀방역이다, 코로나19의 전파는 최소화하면서 규제로 인한 국민 피해는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수연·김민욱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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