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교정·예방접종 방학이 적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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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량이 줄어들고 눈길에 미끄러져 다칠 위험도 큰 겨울. 아이들의 건강에도 빨간불이 켜지는 계절이다. 한편으로는 학기 중에 신경쓰기 어려웠던 건강을 체크해 보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이상일 교수는 "부족한 학업을 보충하기 보다 방학동안 건강을 챙겨 장차 공부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겨울 방학 동안 챙겨야 할 건강 관리법을 알아본다.

◇호흡기 질환 예방

차고 건조한 공기는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다. 갑자기 찬 공기를 마시지 않도록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이를 닦고 손을 깨끗이 씻어 균을 제거한다. 귤처럼 비타민C가 많이 들어 있는 과일은 감기 예방에 좋다.

호흡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마신다. 목욕을 한 뒤에는 오일을 발라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걸 막는 게 좋다. 가습기는 세균이나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자주 세척해준다.

◇피부 관리

국립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피부과 김민수 과장은 "적절한 난방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게 피부 관리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차고 건조한 날씨에 악화되기 쉬운 피부 질환은 아토피(알레르기 체질)피부염이다. 목욕은 미지근한 물로 10분 정도로 짧게 한다. 목욕 횟수는 줄인다. 보습이 잘 되는 비누를 사용한다.

때는 절대로 밀지 말고 손으로만 씻도록 한다. 목욕 직후에는 보습 크림을 발라준다. 가습기 등으로 건조하지 않게 하고 난방 온도 변화가 크지 않게 한다. 면 옷을 입히고 모직이나 합성섬유,올이 거친 옷은 피한다. 피부질환은 긁으면 더 악화된다.

◇눈 관리

방학 동안에는 오랫동안 TV를 보거나 나쁜 자세로 책을 읽을 위험이 크기 때문에 시력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지난해 초등학생의 안경 착용률은 25%로 지난 1999년 17%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대한안경사협회와 한국갤럽이 벌인 '전국 초.중.고교생 안경 사용률 조사' 결과다.

성애병원 안센타 안상기 과장은 "보기에 특별한 이상이 없다 하더라도 만3세와 만5~6세쯤에 안과 검진을 한번씩 받는게 좋다"며 "초등학교 취학 이후에는 매년 정기 검진을 받으라"고 권했다.

시력이 좋지 않다면 안과 전문의에게 처방을 받아 안경을 쓰도록 한다. 라식 수술은 안구가 완전히 성장하는 18세 이후에 하는 게 좋다.

책을 읽을 때는 35~40cm쯤 거리를 둔다. 50분 공부하면 10분 쉬면서 눈을 지그시 감거나 먼 곳을 본다.

TV는 눈높이에 두고 화면 크기(대각선)의 3배 이상 거리만큼 떨어져서 본다. 조명이 떨리면 전구를 갈아준다. 책상 보조 조명의 갓은 눈높이 보다 낮게한다.

◇만성 질환 점검

알레르기 질환, 비만 등 치료에 시간이 걸리는 만성 질환은 방학을 이용해 해결한다. 어린이에게도 많이 생기는 고혈압.당뇨.비만 등의 성인병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좋다.

회복 시간이 필요한 포경수술이나 탈장 등 외과 수술, 치아 교정도 겨울 방학이 적기다. 치아 교정은 영구치가 자리를 잡은 만 9~10세 이후에 하는 게 좋다.

감기 때문에 예방 접종을 건너 뛴 경우는 없는지도 체크해 본다. GF소아과 고시환 원장은 "해외여행이 늘면서 A형간염 예방 접종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력 보강

독감이 한바탕 지나간 뒤 면역력과 기초 체력이 떨어진 어린이들이 많다. 영양섭취를 잘 해 체력을 보강하는게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쇠고기.닭고기.새우.정어리.고등어.귤.당근.부추.호박.밤.잣.땅콩.호두 등 따뜻한 기운의 음식을 먹어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도록 권장한다.

신선한 파인애플은 특히 도움이 된다. 육식에만 치우치지 말고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먹으면 봄이 와도 쉽게 지치거나 산만해지지 않는다. 차고 짠 음식은 피한다. 규칙적인 생활, 적당한 운동을 함께 하면 더욱 튼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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