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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독하게 매듭, 무섭다" 野 회의장 걸린 7년전 文 트윗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회의장에 내걸린 문재인 대통령의 7년 전 트윗. 김기정 기자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회의장에 내걸린 문재인 대통령의 7년 전 트윗. 김기정 기자

"결국…끝내…독하게 매듭을 짓는군요. 무섭습니다."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회의장에는 이같은 문구가 붙었다. 이 문구는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통합당 의원이던 지난 2013년 9월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이 개인 윤리 문제로 스스로 사퇴했을 때 트위터에 남긴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책임지던 채 전 총장의 사의 표명에 압력을 가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이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회의장에 문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내걸어 현재 '침묵하는' 문 대통령을 비판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헌정 사상 초유의 직무배제 명령을 한 이후 지금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회의장 배경 문구는 김수민 당 홍보본부장 주도하에 정해진다. 김 본부장은 2014년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과자 '허니버터칩'의 이름을 짓고 디자인에 관여했던 인물이다.

일각에선 윤 총장 직무배제를 둘러싼 문 대통령과 여권의 태도가 채 전 총장 때와 상반된다는 목소리를 낸다. 여권 인사들의 7년 전 발언을 내세우면서다.

문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회담하면서 야당의 법무부 장관 교체 요구를 거부했을 때 "민주주의의 밤, 암흑의 터널. 불통과 비정상을 확인한 만남. 답답하다"고 언급했다. 민주당은 "공개적이고 비겁한 국기 문란" "대통령의 재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채동욱·윤석열 찍어내기로 청와대와 법무장관의 의중은 명확히 드러났다"며 "수사를 제대로 하는 검사는 어떻게든 자른다. 무엇을 겁내는지 알겠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최근 윤 총장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를 거론하며 윤 총장에게 자진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25일 당 회의에서 "국정조사 추진 방안을 당에서 검토하기 바란다"며 "윤 총장은 검찰 미래를 위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윤 총장 혐의가 사실이라면 단순히 징계 처분으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라며 "국정조사나 특별 수사를 통해 진상을 철저히 밝힐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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