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에도 병목현상이 있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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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2호 21면

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강갑생 지음
팜파스

어릴 적 서울역 열차 플랫폼에서 게눈 감추듯 비우던 가락국수 같다, 이 책. 어디서 책장을 열어도 후루룩 읽힌다. 그 뜨끈한 온기로 한순간 배 속을 채우듯, 교통에 관한 온갖 호기심이 금세 풀린다. 가령 비행기가 쿵쾅거리면서 착륙하면 조종사가 초보일까? 사실은 활주로가 짧거나 뒷바람이 세게 불 때 사용하는 펌랜딩(충격유발식 착륙)이라며 ‘오해’를 풀어준다. 도로 터널만 해도 졸음 방지를 위한 최첨단 조명, 사고 방지를 위한 추월선 신설 등 최신 얘깃거리가 풍부하다.

그 서울역 가락국수는 쑥갓 향내로 여운을 만들었다. 이 책은 문제의식으로 여운을 남긴다. 저자는 교통 취재 현장에서 20년간 쌓아온 내공을 풀어냈다. ‘철도에도 도로처럼 병목 현상이 있다. KTX와 SRT 노선이 겹치는 평택~오송 45.7㎞ 구간이다’고 설명하는 대목에선 꽉 막힌 도로에서 핸들을 쥔 듯 답답해진다. 2004년 KTX 개통 때와 같은 용량이다 보니 승객이 몰려도 운행횟수를 늘리지 못한다는 얘기다. 진작 제2 복선 건설을 추진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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