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코로나 속 ‘국경 봉쇄’ 유지…“없어도 살 수 있는 물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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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전국 각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 방역사업을 조명했다. 사진은 자강도 강계시에서 소독사업을 진행하는 노동자들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전국 각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 방역사업을 조명했다. 사진은 자강도 강계시에서 소독사업을 진행하는 노동자들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재유행을 언급하며 외부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드러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비상방역사업은 당과 국가의 제일 중대사’ 제목의 논설에서 “지금 우리 모두는 없어도 살 수 있는 물자 때문에 국경 밖을 넘보다가 자식들을 죽이겠는가 아니면 버텨 견디면서 자식들을 살리겠는가 하는 운명적인 선택 앞에 서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나라에서 악성 전염병의 2차 파동으로 방역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조국 수호 정신으로 살며 투쟁하지 못한다면 조국과 인민의 운명이 무서운 병마에 농락당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올해 2월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이어 온 국경 봉쇄 조치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 조치 이후 경제난이 가중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봉쇄를 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 8월 수해를 입고도 코로나19 방역을 들어 외부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큰물(홍수) 피해와 관련한 그 어떤 외부적 지원도 허용하지 말(라)”고 공개 지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남도 신포와 홍원군 등 동해안 태풍 피해 복구 현장을 연달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달 1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남도 신포와 홍원군 등 동해안 태풍 피해 복구 현장을 연달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달 1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신문은 이어 “방역 전선이 흔들리면 사회주의 건설의 모든 전선이 위태롭게 된다”며 “다른 사업에서는 설사 잘못하는 것이 있을 수 있고 또 시정할 수도 있지만, 오늘의 비상방역전에서는 사소한 실책과 오유(오류)도 절대로 허용될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19 방역을 “악성 전염병과의 총 포성 없는 전쟁”이라고 표현하며 “모든 일군(간부)과 당원과 근로자들이 서로 방조하고(돕고) 통제하는 방역 분위기를 계속 고조시켜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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