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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야구선수 폭행에, 남편이 IQ55 장애인 됐다" 靑청원 10만 [영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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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전직 야구선수에게 폭행을 당해 남편이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다는 억울함을 호소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이 10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5일 “한순간에 일반인이 아이큐 55와 지적장애인(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이 된 저희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등록됐다.

자녀 둘을 둔 평범한 네 식구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지난 2018년 3월 발생한 사건으로 남편이 하루아침에 건강과 직장을 잃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야구선수 출신인 가해자 A씨와 남편 등 지인 넷이 가진 저녁 식사 자리에서 남편과 A씨 사이에 사소한 실랑이가 일었고 이후 A씨가 남편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상대방은 포수 출신으로 덩치도 크고 힘도 좋은 남성”이라며 “상대방의 단 한 번 얼굴 가격으로 제 남편은 시멘트 바닥에 쓰러지며 머리를 부딪쳐 정신을 바로 잃었다”고 했다.

[사진 보배드림]

[사진 보배드림]

청원인이 보배드림 등을 통해 공개한 사고 당시 CC(폐쇄회로)TV에 따르면 한 남성이 오른손으로 마주 선 또 다른 남성의 얼굴을 강하게 가격한다. 영상에는 얼굴을 강타당한 남성이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며 머리를 부딪치는 모습도 고스란히 담겼다.

청원인은 “이후 상대방과 그의 친구가 상대방의 카니발 차량으로 제 남편을 들어서 옮겼고, 그 상황을 목격한 한 식당 주인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도착했을 당시 상대방은 ‘사소한 말다툼이 있었다’고 말을 하고 제 남편은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며 돌려보냈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제 남편이 술에 취해 본인 차량에서 잠이 들었으니 집으로 데려다주겠다고 해 상대방과 저희 집 앞 주차장까지 같이 오게 됐다”며 “사고 장소에서 집까지 5분 정도 오는 동안 남편이 눈물을 흘리고 코피를 흘리는 등 이상한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이어 “깨워도 일어나지 못하고 구토를 하는 모습이 이상하다 생각돼 사고 이후 1시간이 흐른 뒤 가해자가 아닌 제가 직접 119에 신고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남편은 구급대원 도착 후 곧장 병원으로 이송됐고, 검사 결과 뇌경막하 출혈 진단을 받았다. 청원인은 “제 남편은 다행히 빠른 수술로 운 좋게 살아났지만 두개골을 절제하고 뼈 없이 봉합하는 수술을 하게 됐고 몇 개월 뒤 인공 뼈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수술로 인해 현재 귀 한쪽에 이명 증상이 나타났고 인공 뼈를 이식했으나 머리 모양이 잘 맞지 않고, 기억력 감퇴와 어눌한 말투, 신경질적인 성격, 아이큐 55 정도의 수준으로 직장까지 잃게 됐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지적 장애 판정을 받아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이라는 등급까지 받게 됐다”며 “이제는 직장 생활도 할 수가 없고 평범한 행복으로 살아가던 저희 가정은 지금 파탄의 지경에 이르렀다”고 호소했다.

폭행으로 지적 장애 판정…가해자는 징역 1년 선고

청원인은 이날 사건으로 가해자는 폭행치상 혐의로 지난 8월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라고 했다. 청원인은 “CCTV에 정확히 찍힌 모습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판사님에게 탄원서를 제출하고 공탁금 1000만원을 걸었다는 이유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희는 가해자에게 직접적인 사과나 병원비조차 받아보지 못했다”며 “가해자가 미안해하는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한동네에 살고 있어 가해자가 1년 후 출소하게 된다면 저희 가족에게 보복할까 두렵다”며 “집까지 노출된 상태라 가해자가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지만 이사도 할 수 없을 만큼 저희 가족은 생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를 엄벌에 처할 수 있도록 도움이 절실하다”며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5일 등록된 해당 청원은 게시 2주여만에 10만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CCTV 영상이 올라온 보배드림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댓글이 잇따라 게시됐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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