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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프간·이라크 미군 감축 지시…"퇴임 5일전까지 철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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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밀러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 AP 연합뉴스

크리스 밀러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퇴임 전에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일부 철수를 지시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국방부가 이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주둔 미군을 각각 2500명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전했다.

현재 아프간에는 약 4500명, 이라크에는 약 300명의 미군이 주둔해 있다. 트럼프 퇴임 전까지 아프간에서는 2000명, 이라크에서는 500명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은 향후 몇 달간 이라크와 아프간에서의 철군을 포함한 미 국방 및 외교정책에서 주요 변화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앞으로 몇달 동안 국방과 외교 정책과 관련해 큰 변화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이 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아프간 또는 이라크에서 성급한 철수는 실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는 내년 1월 20일 차기 대통령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권력을 내려놓기 닷새 전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의 44%, 이라크 주둔 미군의 17%를 철수시킨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아프간 철군이 취약한 안보를 해치고, 현재 진행 중인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과의 평화협정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패배 이틀 만인 지난 9일 아프간 등에 대한 미군 조기 철군을 반대해온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을 경질하고 크리스토퍼 밀러 대테러센터장을 대행으로 앉혔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6월 인종차별 반대 시위 진압에 연방군대를 투입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났다.

이튿날에는 정책담당 차관대행, 정보담당 차관, 장관비서실장이 줄줄이 사임했고, 그 자리에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충성파 인사들로 채워 넣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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