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또 말 바꾼 김봉현 "김영춘·기동민 아니라 이강세에 돈 건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라임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김봉현(46·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또 말을 바꿨다. 김 전 회장은 16일 변호인을 통해 "(로비설을 흘려) 여권만 조져버려라는 녹취는 진의가 와전된 것"이라며 "로비자금은 이강세 전 대표에게 준 것일 뿐 정치권으로 갔는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3일 본지가 측근과 통화한 녹취록을 보도하자 "내가 통화한 내용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 “언론이 보도한 녹음파일을 종합한 녹취록을 받아봤다”며 “제가 지인과 통화한 내용은 맞지만 취지가 다르다”고 입장을 바꿨다.

'또 말 바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김영춘에게 실제 돈줬단 의미 아냐" 

먼저 김 전 회장은 측근과 통화한 내용을 담은 녹취록에서 “여당만 조지겠다”며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당시 해양수산부 장관)과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언급한다. 그는 녹취록에서 “실제로 형이 돈을 줬다고 그때 그거. 형은 2억5000(만원) 줬으니까”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김 전 회장은 이번에 변호인을 통해 “‘형은 2억5000(만원) 출발이었으니까’라고 언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여기서 언급한 2억5000만원은 2014~2016년에 그가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에게 전달한 금액의 총액이라고 했다.

김 전 회장은 녹취록에서 “김영춘이한테 직접 형이랑 가 갔고, 돈을 주고 왔단 말이야”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그는 “이강세 씨와 함께 갔다는 취지”라며 “제가 김영춘 총장에게 돈을 줬다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말을 바꿨다.

"기동민한테 억대 줬다는 말도 사실 아냐" 

또 김 전 회장은 녹취록에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한테는 거의 억대 갔어. (중략) 선거할 때”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녹취록에 거론된 내용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변호인을 통해 “제가 돈을 줬다는 취지가 아니라, 저와 이강세 대표 사이에서만 돈이 오갔다”며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김 전 회장을) 두려워하도록, (사실이 아닌) 의혹을 언론에 흘리라는 취지”였다고 했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서 이동하는 검사들. 연합뉴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서 이동하는 검사들. 연합뉴스

"검찰 상대 로비 주장은 들은 얘기" 

김 전 회장은 녹취록에서 거론한 검사 간부에게 로비했다는 부분도 부인했다. 그는 녹취록에서 “법조 브로커 K씨를 통해 (검찰 간부인) A와 B에게 로비와 인사 청탁을 했다는 증거를 언론에 공개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 변호인을 통해 “B씨와 통화한 근거가 있어”라는 말은 “내가 B씨와 청탁을 위해 통화했다는 뜻이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녹취록에서 “청와대로, 산자부로 몰아야 빠져나간다”며 “산자부 게이트”까지 언급했다. “산업통상자원부를 통해서 청와대로 올라가도록,  (본인이)국가 대외비를 갖고 있다(고 제보하라)”는 식이다. 여기에 대해서도 그는 “그저 들은 이야기를 과정하여 말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그가 녹취록에서 여권·검찰·산자부 인사를 대상으로 로비설을 언론에 흘리라고 말했던 것은 “이강세 전 대표 측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서 언론에 가짜 의혹을 흘린 것”이었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수사에서도 여권 인사에게 로비했다고 주장했다가, 공판에서는 이같은 주장을 번복한 바 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