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조원 '쇼핑'에…삼성전자 10개월 만에 최고가 경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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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가 가보지 않은 길에 들어섰다. 1주당 6만3000원을 돌파하며 10개월 만에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13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200원(3.61%) 오른 6만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20일 기록한 종전 최고 종가(6만2400원)에 이어 장중 최고가(6만2800원)도 뛰어넘었다.

삼성전자 주가가 10개월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한국거래소

삼성전자 주가가 10개월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한국거래소

백신 개발,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

주가를 밀어 올린 건 외국인이었다. 이날 매수 상위창구에는 JP모간과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가 집중적으로 몰렸다. 외국인은 지난 5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고, 이 기간 순매수액은 약 2조원에 달한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서 불확실성이 걷힌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다. 여기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바이든 효과'로 약달러가 지속돼 신흥국으로 자금이 이동하면 국내에선 시가총액 1위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4~5월 중 반도체 업황이 돌아설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며 "주가는 6개월가량 선행하는 경향이 있어 지금부터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실적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12조원을 돌파하면서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올해 영업이익(연결 기준) 전망치 평균은 37조1400억원이다. 지난해보다 33% 늘어난 수치다. 내년엔 올해보다 20% 이상 많은 46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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