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의 너 죽을래 발언’ 있었나 묻자, 최재형 “강한 질책은 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최재형 감사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최재형 감사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최재형 감사원장은 12일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논란과 관련,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조기 폐쇄 방침에 안 맞는 보고를 한 부하 직원을 강하게 질책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다.

최 원장, 백운규 발언 사실상 인정 #“월성 감사 논란에 한때 사의 생각”

최 원장은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이 “백 전 장관이 원전을 더 가동하겠다는 산업부 담당 공무원에게 ‘어떻게 이따위 보고서를 만들었느냐, 너 죽을래’라며 크게 화냈다고 한다. 장관이 ‘너 죽을래’라고 한 것에 대해 담당 공무원은 뭐라고 답했냐”고 묻자 “두 분이 있는 데서 오간 대화여서 장관과 담당 공무원 간의 진술이 조금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어떤 한 분의 진술을 전제로 말하긴 곤란해 감사보고서에는 강하게 질책했다고 표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발언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감사 결과 등에 따르면 당시 산업부 실무진은 한수원 이사회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의결하더라도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영구정지 허가가 나오기까지 2년 반 정도는 계속 원전을 가동하자는 의견이었다. 실무진은 이를 2018년 3월 15일 장관과 청와대 비서관에게 보고했고, 백 전 장관은 같은 해 4월 3일 ‘월성 1호기 가동 중단은 언제 결정하느냐’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전해듣고 원전 과장에게 계획을 바꾸도록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최 원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총선 전 감사 결과 발표는 정치적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답하면서 “(지난 4월) 사무처에서 가져온 실지 감사 결론이 이미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었다”며 “당시 판단으로는 총선을 전후해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위원회를 진행해 보니 감사 내용에 허점이 발견돼 그대로 결론내리기 어려운 상태였다”며 “감사위를 세 차례인가 열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해 추가 조사 후에 감사 결론을 내리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20일 법정 시한을 8개월 넘긴 시점에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 원장은 또 “(월성 1호기 감사 논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할 의사가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표명하지 않았다”며 “당시 감사위원들이 (사퇴를 만류하기 위해 관사에) 찾아왔다”고 했다. “정치감사를 했다고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데 동의하느냐”는 윤 의원의 질의엔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김효성·배재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