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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대기는 가라 '슬링'이 왔다

중앙일보

입력

아기를 업은 채 양팔을 들고 "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을까. 지난 월드컵 경기 때 몇몇 젊은 엄마들은 아기를 데리고 길거리 응원에 나왔다. 전천후 아기띠 '슬링'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슬링'이란 주름잡은 천을 고리로 연결해 어깨에 걸쳐 아이를 안거나 업을 수 있는 띠다. 슬링으로 아이를 감싸안은 채 젖을 먹일 수 있어 모유를 먹이는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처음 슬링을 공급하기 시작한 업체는 수유용품 전문 쇼핑몰 마더윙 슬링(motherwing.com). 대표 송미영씨가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는 과정에서 슬링을 알게 돼 지난해 4월부터 수입판매를 했다.

얼마전부터 한국인의 체형에 맞는 슬링을 개발해 내놓고 있다. 뒤이어 현지슬링(www.hjsling.com), 아이슬링(www.isling.co.kr) 등의 전문 업체가 잇따라 문을 열었다. 대표는 대개 젖먹이 아기를 둔 엄마들이다.

현지슬링의 조현지씨는 "캐리어는 여자들이 메기에는 너무 무겁고 포대기는 젊은 엄마들을 한순간에 아줌마로 전락시킨다"며 "슬링은 가볍고 실용적이면서도 다양하고 예쁜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은 3만~8만원대. 아이를 안거나 업기, 옆으로 메기 등 다양한 자세가 가능하다. 목을 가누지 못하는 신생아 때부터 엄마 혼자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다음 카페의 슬링 동호회 '슬링 매니어(cafe.daum.net/slingmania)'는 회원수가 2천3백여명에 이른다.

카페 운영자 두윤정(29)씨는 슬링 사용법을 널리 알리기 위해 동호회를 만들었다고 한다. 두씨는 하루 7~8시간 슬링을 메고 다닐 정도로 베테랑이다. 그녀가 갖고 있는 슬링은 20여개나 된다. 옷 처럼 바꿔 입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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