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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 세계여행]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단풍 낙원

중앙일보

입력

미국 아카디아 국립공원 

2014년 미국 ABC 방송이 설문조사를 했다. ‘미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를 물었는데 결과가 의외였다. 하와이도, 그랜드 캐니언도 아니었다. 다섯 개 후보로 좁혀진 결선에서 미 북동부 메인 주의 ‘아카디아 국립공원’이 당당히 1위에 올랐다. 미국 국립공원이라면, 요세미티·그랜드 캐니언 같은 서부의 대자연부터 떠올리는 한국인에게 아카디아는 낯선 이름이다. 어떤 매력이 있을까.

아카디아 국립공원은 아담하다. 지리산 국립공원의 42% 크기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온갖 풍경을 다 품고 있다. 미국 대서양 해안에서 가장 높다는 ‘캐딜락 산(466m)’의 일출은 웅장하고, 수많은 호수와 연못이 빚어내는 수채화 같은 풍경은 평화롭다. 거미줄 같이 촘촘한 트레일을 걷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석유 재벌 록펠러 가문이 공원 안에 별장을 짓고 살았다는 일화가 새삼 이해된다.

바로 지금, 만추야말로 아카디아가 가장 빛날 때다. 수십 종 단풍나무가 자아내는 색은 지상의 빛깔이 아닌 것 같다. 미국이 독립하기 전, 이 지역에 먼저 정착한 사람은 프랑스인이었다. 그들도 황홀한 단풍에 단단히 취했던 걸까. 아카디아(Acadia)는 프랑스어로 ‘낙원’이란 뜻이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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