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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 세계여행] 600년 걸려 지은 인류 창의성의 결정판

중앙일보

입력

독일 쾰른

유럽 여행에서 성당은 빼놓을 수 없다. 약 3400개 가톨릭 성당이 유럽 곳곳에 자리한다. 성당이야말로 유럽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열쇠라 할 수 있다. 이를테면 독일 쾰른 대성당이 그렇다.

쾰른 대성당은 1248년에 짓기 시작해 1880년에야 완공됐다. 압도적인 규모를 보면 600년 세월이 이해된다. 탑 높이가 157m, 전면부 면적이 축구장 크기에 맞먹는 7000㎡에 달한다. 무려 30만t의 석재가 동원됐다. 성당은 시커먼 외피 때문에 괴기스러운 느낌마저 든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이 쏜 포탄의 그을음이 덮인 데다 산성비로 인한 오염까지 더해졌다. 성당에는 국보급 문화재도 수두룩하다. 로마 시대 유물부터 동방박사 유골함, 10세기 십자가상 등을 찬찬히 둘러보려면 반나절이 부족하다.

관광객 대부분이 모르는 사실. 성당 남쪽 탑 안에 계단이 숨어 있다. 비좁은 533개 계단을 빙글빙글 밟아 97m 높이를 오르면 상상도 못한 장관이 기다리고 있다. 라인 강 흐르는 평화로운 도시가 한눈에 보이고, 이쑤시개를 쌓아 만든 것 같았던 성당의 세세한 결이 눈높이에 있다. 쾰른 대성당이 ‘인류 창의성의 결정판’이라 불리는 이유를 비로소 알 수 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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