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에 김정은을 초청한다?…스가, "방일, 좋은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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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내년 도쿄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과 모여 북핵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 10월 중의원(하원)에서 열린 대정부 질의 세션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 10월 중의원(하원)에서 열린 대정부 질의 세션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가 총리는 5일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만약 도쿄올림픽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일본을 방문하면 회담할 것이냐’는 질문에 “가정의 질문에 답하는 것은 삼가겠다”면서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도쿄올림픽 때 문재인 대통령 등 한국, 중국, 일본, 북한, 미국, 러시아 정상이 모여 6자 회담을 하도록 일본이 주도하면 어떻겠는가’라는 질문엔 “그렇게 수뇌들이 한자리에 모일 기회는 좀처럼 없으리라 생각한다. 외교상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 방일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에 대해선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올림픽담당상은 “도쿄올림픽 초청 인사를 정하는 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패럴림픽위원회, 대회조직위원회, 도쿄도(都)가 결정할 문제”라며 “일본 정부 입장에선 언급할 게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밝힌 일본 정부의 입장은 북핵 문제뿐 아니라 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스가 총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김 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겠다는 뜻을 피력해왔다.

하지만 북한은 해당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고 하면서 일본의 제안을 거부해왔다. 무리하게 김 위원장을 초청했다가 거절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북한 선수단의 올림픽 참가도 결정이 안 됐는데 김 위원장 방일을 얘기하는 게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입장에선 김 위원장 방일을 원하면서도 IOC 등을 앞에 놓고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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