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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8억 서울·부산시장 선거가 "성인지 학습기회"라는 여가부장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5일 내년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대해 “국민 전체가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박원순ㆍ오거돈 두 전직 시장의 성범죄로 838억 원의 선거 비용이 들어가는데, 여성 또는 피해자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나”는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답변 직후 윤 의원은 “838억원이 학습비라고 생각하시는 거냐. 성인지 감수성을 위한 학습비라는 거냐”고 따졌다. 그러자 이 장관은 “꼭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를 위해 긍정적인 요소를 찾아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답변에 다소 격앙된 윤 의원은 이 장관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윤주경 의원=“여성가족부 장관이 그걸 변명이라고 하나”
▶이정옥 장관=“성평등 문화에 대한 인식차가 다양하다. 집중 교육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고…”
▶윤 의원=“박원순ㆍ오거돈 전 시장 사건은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냐. 아니냐.”
▶이 장관=“우리가…”
▶윤 의원=“또 대답 못하냐. 권력형 성범죄냐. 아니냐”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윤 의원이 다그치자 이 장관은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답변을 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이어 “성평등 문제나 성폭력 피해문제가 정쟁화되는 것은 피해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과잉 정쟁화하면 피해자에게 또 다른 2차 피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주경 의원은 “이게 과잉 정쟁이냐. 성폭력 가해자의 편에 서서 문재인 정부를 욕되게 하며, 해야 할 말도 제대로 못 하는 게 여성가족부 장관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도 이후 질의에서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권력형 성범죄라는 말도 못하겠다니 소가 웃을 일이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여가부만 거꾸로 간다”고 비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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