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소속 현직 주지사의 깜짝 고백 "난 바이든 찍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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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소속의 현직 주지사가 대선 투표 후 공개적으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필 스콧 버몬트 주지사는 3일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바이든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지지를 표명한 공화당 측 인사들이 있긴 했지만, 현직 주지사가 공개적으로 바이든 후보에게 표를 줬다고 밝힌 건 처음이다.

공화당 소속 필 스콧 버몬트 주지사가 3일 대선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바이든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밝히고 있다. [AP =연합뉴스]

공화당 소속 필 스콧 버몬트 주지사가 3일 대선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바이든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밝히고 있다. [AP =연합뉴스]

스콧 주지사는 “평생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어려운 일이었지만 결국 바이든에게 투표했다”면서 “당을 넘어 나라를 위해 투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는 지난 4년간 나라를 통합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이든 후보의 모든 정책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가 이 나라를 나아지게 하고, 분열된 나라를 이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스콧 주지사는 앞서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왔지만,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은 한 적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힌 공화당 현직 인사로는 밋 롬니 연방 상원의원,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바이든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히진 않았다. 다만 호건 주지사는 우편투표를 한 뒤 용지에 ‘보수 거두’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이름을 썼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바이든 둘 다 지지할 수 없어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버몬트는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개표 결과 바이든 후보가 3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버몬트에서 승리가 예상된다고 CNN 등이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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