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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 업그레이드] 2. 골다공증을 이기자

중앙일보

입력

여자의 일생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인체 부위가 바로 뼈다.태아에서 노인까지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뼈만 보아도 그 여성이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간접적으로 유추가 가능할 정도다.

일반인들의 오해는 뼈가 인체를 지탱하는 단순한 구조물이라고 여기는 것. 그러나 뼈는 칼슘 대사와 혈액의 합성,호르몬 분비 등 수백 가지 화학반응을 촉매하는 섬세한 내분비 기관이다.

여성의 생애주기 별로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뼈의 건강을 도모하기 위한 방안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본다. 차병원 산부인과/예방의학 안명옥 교수가 도움말을 줬다.

◇태아와 어린이

모체로부터 태아로 넘어가는 칼슘의 양이 가장 많은 시기는 임신 36~38주다. 이 때 태아의 뼈가 가장 무럭무럭 자란다.

이 무렵 산모는 우유와 멸치 등 칼슘이 풍부한 식품을 자주 섭취해야 한다. 38주 이전에 태어난 조산아의 경우 장래 뼈가 부실해질 가능성이 크므로 주의해야 한다.

겨울에 태어나는 아기도 여름에 태어나는 아기에 비해 불리하다.

칼슘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 D가 피부 아래에서 햇볕에 의해 합성되는데 겨울엔 일조량이 적기 때문이다. 산모가 술과 담배.커피를 즐길 때에도 뼈가 부실한 아기가 태어날 수 있다.


◇사춘기

뼈 등 신체가 급속하게 성장하는 시기다. 여성의 경우 10세 무렵부터 사춘기가 시작돼 12세 무렵 급격하게 뼈가 자란다. 이 시기엔 칼슘 못지않게 단백질이 중요하다. 칼슘이 벽돌이라면 단백질은 모르타르에 해당한다.

칼슘을 많이 섭취해도 단백질이 부족하면 뼈가 부실해진다. 고기 등 육류를 조금씩 자주 섭취할 필요가 있다.

운동도 중요하다. 가능하면 야외에서 햇볕을 쬐면서 충분히 운동을 하도록 한다. 땅에 발을 쿵쿵 굴리는 운동이 좋다. 특히 조산아나 저체중아인 경우, 겨울에 태어난 아기나 산모가 술과 담배.커피를 즐긴 경우 등 골다공증 고위험군이라면 운동이 유일한 대안이다.

주의사항은 과도한 다이어트. 다이어트를 무리하게 시행할 경우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이 급증한다.

◇임신과 출산

드물지만 임신 중 대퇴골에 골다공증이 올 수 있다. 출산 후 허리가 유난히 아프고 키가 작아진 느낌이 든다면 골다공증이 생겼는지 의심해봐야 한다.

갑상선질환을 앓고 있거나 혈액질환으로 헤파린이란 치료제를 사용할 경우, 임신중독증으로 황산마그네슘이란 약물을 투여한 경우 골다공증에 걸릴 수 있다.

산모의 뼈에서 칼슘이 태아에게 이동한다고 해도 대부분 골다공증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쌍둥이를 임신한 경우라면 출산 후 골밀도 측정 등 골다공증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가임기

초경에서 폐경까지 아기를 낳을 수 있는 가임기 여성의 경우 난소에서 분비되는 여성호르몬의 작용으로 뼈가 보호된다. 이 때 가장 역점을 둬야 할 것은 최대 골밀도를 유지하는 것.

대개 35세를 전후로 여성의 뼈는 가장 높은 골밀도를 보인다. 이 무렵 뼈에 칼슘을 빼곡하게 채워놓지 못하면 나이 들어 골다공증을 걱정해야 한다.

35세 이후부터는 곳간에서 곡식을 빼내가듯 칼슘이 서서히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운동과 칼슘 섭취가 곳간을 채울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중단되므로 칼슘이 급속하게 빠져나간다. 이 무렵 여성은 남성보다 열배나 빠르게 칼슘이 소실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50대에 27%, 60대에 55%, 70대에 77%의 여성이 골다공증에 걸린다.

폐경 이후 운동은 가임기에 비해 골밀도를 높이는 효과가 떨어지는 반면 운동부상으로 골절 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므로 운동강도를 줄여야 한다. 50대와 60대엔 속보와 등산이, 70대와 80대엔 명상이나 산책이 권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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