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자의 코로나 비망록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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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9호 19면

한 사회학자의 어떤 처음

한 사회학자의 어떤 처음

한 사회학자의 어떤 처음
박길성 지음
나남

코로나 사태는 고통만 안겨준 게 아니다. 교훈도 준다. 가령 우리가 그동안 ‘필요’라는 미명 아래 얼마나 쓸데없는 것들을 주워 담기 바빴는지 돌아보게 된다. 이탈리아의 한 작가는 이런 말도 했다고 한다. 전염의 시대에 우리의 능력은 스스로에게 가하는 형벌이라고.

고려대 교육부총장을 지낸 박길성 사회학과 교수의 ‘코로나 일기’인 『한 사회학자의 어떤 처음』에 나오는 얘기들이다. 박 교수는 평범하던 일상이 통째로 흔들릴 때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기록하고 싶었다고 한다. 대학생이 됐지만 마음껏 캠퍼스를 밟지 못하는 코로나 학번들과 어렵사리 꾸려 나간 지난 학기 강의실 풍경을 일기 쓰듯 담담하게 써 내렸다. 3월부터 6월까지 처음에는 온라인으로, 나중에는 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었던 113일간의 수업 기록이다.

교훈에는 이런 것들도 있다. 우리는 결국 호모 어덥턴스(Homo Adaptans), 적응하는 인간이었다! 시간은 사회적이다! 강의의 품질은 학생들과의 교감에서 나온다!

신준봉 전문기자/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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