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분의 2 확률…완주 시골마을 쌍둥이 4가족 '기적의 인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북 완주군 운주면 시골 마을의 판박이 사연을 가진 4쌍의 쌍둥이 가족이 화제다.

박동춘씨 가족. 완주군 제공=연합뉴스

박동춘씨 가족. 완주군 제공=연합뉴스

300가구가 거주하는 작은 마을인 운주면 장선리와 완창리에 사는 권혁태(57), 박동춘(50), 강호(48), 임철권(36)씨 등 4명의 쌍둥이 아빠가 그 주인공이다.

5년 전 '완주 기네스'에 응모했다가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 이들은 공통점이 너무 많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4명의 직업은 모두 굴착기 기사로, 자녀들은 모두 이란성 쌍둥이다. 권씨가 1996년 가장 먼저 쌍둥이를 얻었고, 6년 뒤 강씨가, 다시 10년 뒤에는 박씨와 임씨가 각각 이란성 쌍둥이 아빠가 됐다.

임철권씨 가족. 완주군 제공=연합뉴스

임철권씨 가족. 완주군 제공=연합뉴스

통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운주면 전체 인구(1천120가구·1천985명)에 굴착기 기사를 50명이라고 가정할 때, 특정 동네에서 같은 업종에 몸담은 4세대가 이란성 쌍둥이를 낳을 확률은 약 0.0019%로 매우 희귀한 경우라고 말한다.

확률상으로 '10만분의 2'에 불과한 기적 같은 사례라는 것이다.

이들 4인은 같은 초, 중학교를 나왔고 학창 시절을 제외하면 고향을 떠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신기한 인연을 알게 된 후 이들 가족은 매달 한 차례씩 정기 모임을 가지며 우의를 다지고 있다고 한다.

박씨는 "맏형이 개인적 사정으로 모임에 참여할 수 없지만, 막내 격인 철권이가 분위기를 고조시키곤 한다"며 "두 동네에 특히 쌍둥이가 많다는 과학적 분석은 없지만, 쌍둥이 아빠라는 공통점을 알기 전보다 훨씬 더 강한 유대감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완주군은 지난 2015년 개청 80년을 기념해 완주 기네스 128건을 선정한 데 이어, 올해 다시 개청 85년을 기념해 완주 기네스 재발견이라는 타이틀로 '직업도 같은 쌍둥이 아빠 4명'을 포함한 150건의 기네스를 재선정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