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날 자신을 공개 비판한 평검사를 직접 겨냥해 ‘개혁만이 답’이라고 질타했다. 조국 전 장관이 “추 장관을 공개비판한 검사는 어떤 사람”이라는 게시글을 올린 지 40여분만에 호응한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하다하다 전‧현직 장관들이 평검사와 붙는 것인가”라는 한탄이 터져 나온다.
조국‧추미애 “이러니 검찰개혁”
추 장관은 2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날 자신을 공개 비판한 평검사가 등장하는 기사를 올리면서 “이렇게 커밍아웃 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라 적었다.
앞서 조 전 장관도 같은 기사를 올리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공개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는 어떤 사람?”이라고 기사에 가려진 실명을 공개했다.
‘朴 체포’ 4년 뒤“檢 개혁 실패”
기사에 등장한 검사는 전날 검찰내부통신망에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린 이환우(사법연수원 39기) 검사다. 그는 추 장관의 감찰 지시 이튿날에 “추 장관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은 근본부터 실패했다”며 “마음에 들면 한없이 치켜세우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찍어 누르겠다는 권력의지”라고 작심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지난 2016년 ‘박근혜 대통령에 체포영장을 청구해야 한다’고 적었던 검사가 “기대만큼 실망도 크다”며 돌아선 것이라 더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 “숙청 대상 좌표를 찍은 후 돌로 내리치라 소리지는 것을 두고 ‘개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검찰개혁의 핵심은 정치권력에 예속되지 않는 검찰을 구현하는 것”, “인사권자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감찰부터 지시하는 현실”이라는 일선 검사들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검찰 내부 “치사‧졸렬”
추 장관과 조 전 장관이 언급한 기사에는 이 검사가 인천지검 강력부에 있을 때 동료검사의 약점 노출을 우려해 피의자를 협박죄로 구속, 20일간 독방에 수감하며 가족들의 면회나 서신교환을 막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 검사는 “하다하다 전‧현직 장관들이 총장도 아닌 평검사를 좌표 찍고 비난하는 것이냐”라고 한탄했다. 또 다른 차장 검사는 “치사하고 졸렬한 장관들”이라고 비판했다. 해당 기사가 보도됐을 때도 ‘검찰개혁’을 중시하던 박상기 전 장관 재임시기였지만, 법무부 징계 등의 대상이 된 적조차 없다는 말도 나온다.
‘강력통’으로 분류되는 이 검사는 최근에는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에게 “정의가 살아있다고 선언해달라”며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그는 지난 1월 재판에서 피해자인 전 남편과 의붓아들의 사연을 얘기하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수민‧나운채 기자 kim.sumin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