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모은 돈 등 6억 옵티 넣었다"는 진영, 올 재산신고 80억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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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진 장관은 "이유여하를 떠나서, 이런 부분(옵티머스 펀드 투자)에 대해서는 먼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진 장관은 "이유여하를 떠나서, 이런 부분(옵티머스 펀드 투자)에 대해서는 먼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26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에 본인과 가족 명의로 6억원을 투자한 것과 관련해 “평생 모은 돈을 예금한다는 차원에서 투자했다”며 “부끄럽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진 장관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종합감사에서 “6억원이라는 여유가 어디서 났고 재산은 신고한 것인가. 옵티머스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인가”라며 “해명해 달라”는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진 장관은 2분20초 시간을 할애해 설명하면서 잠시 머뭇거리기도,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진 장관은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이유에 대해 “증권회사에서 ‘가장 안전하다. 여기에 투자하면 좋겠다’는 권유를 받고 그냥 샀다. 자세한 내막은 전혀 모르고 저금한다는 생각으로 했다”며 “행안부 장관은 바빠 펀드를 생각할 시간도 없었다. 여유가 되서 시간을 써서 한 결정은 아니다”고 답했다.

자금 출처에 관해서는 “돈이 어디서 났냐는 것은 저희 부부가 평생 일하며 모은 것이고, 전세 살다 미국 간 아들 부부 전세금을 가지고 있다 투자했다”며 “쭉 재산신고가 돼 있다. (해당) 증권사와는 오래 거래를 했었고 거래내역이 다 있다”고 답했다. “NH증권에 재산 등록한 내용이 있다는 말이냐”는 서영교 행안위원장의 질문에 대해 그는 “십수 년 그곳에 저금했다. 다했다”고 답했다. NH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판매를 맡은 증권사다.

지난 3월 26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0년 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내용에 따르면 진 장관이 본인과 가족 명의로 보유한 재산은 작년 말 기준 80억6051만원이다. 국무위원 가운데에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107억6349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재산이 많다.

진 장관의 재산은 부동산은 줄고 예금이 늘며 전년도 신고 내역(65억6천44만원)보다 15억7만원 증가했다. 배우자가 보유했던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15억6000만원)와 성동구 토지(1억7256만원)의 일부 등은 지난해 처분했다. 실거래액은 아파트가 27억8000만원, 토지는 3억1673만원이다. 토지ㆍ아파트 처분 금액과 급여소득 등으로 예금은 15억1133만원에서 36억548만원으로 늘어났다.  

진 장관은 지난 2월 본인 명의 1억원, 배우자와 장남 이름으로 각 2억원, 3월에는 배우자 명의로 1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16일 행안부가 배포한 설명자료를 통해 진 장관은 “해당 펀드는 8월과 9월이 환급일이나 환매가 중단돼 환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 장관과 가족들이 가입한 상품은 6개월 만기에 목표수익률 2.8% 내외로, 투자대상은 국내 발행채권과 기업의 공공기관 확정 매출채권이다. 일각에서는 공기업 매출채권 투자 상품이라는 점에서 장관 업무와의 이해충돌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날 진 장관은 “옵티머스 사건에 제 이름이 등장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부끄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되겠다고 결심하고 있다”며 “이해충돌이 있다면 제가 잘못했다고 볼 수 있고 시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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