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소설 썼다…술접대했다는 검사 본적도 없다" 변호사 반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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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와 관련해 지난 4월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는 김봉현 전 회장의 모습.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와 관련해 지난 4월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는 김봉현 전 회장의 모습. 연합뉴스

라임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된 김봉현(46·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검사 술 접대' 주장에 대해 A변호사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A변호사는 김 전 회장이 자필 편지에서 술 접대한 검사 3명을 소개해준 장본인으로 꼽은 인물이다.

A변호사 "김봉현과 술 마신 건 지난해 7월" 

A변호사는 26일 “김 전 회장이 법무부 감찰조사에서 술 접대한 검사를 2명 특정하면서 대우조선해양 수사팀 출신이라고 했다는데 내가 해당 검사를 김  전 회장에게 알려준 건 그가 체포된 후인 지난 4월 면회 자리에서였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1일 공개한 자필 편지에서 “(지난해 7월 술 접대를 한 검사들은) 예전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변호사는 김 전 회장한테 대우조선해양 수사팀 검사들을 알려준 건 올해 4월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A변호사 "대우조선 수사팀 알려준 건 올해 4월"  

A변호사는 수사를 피해 도주하다 체포된 김 전 회장을 지난 4월 23일 찾아가 면회했다고 한다. A변호사는 면회에서 “당신이 도망가는 바람에 내가 거짓말쟁이가 돼 더 이상 변론을 못 해주겠다”고 했고, 김 전 회장은 “사임계를 내더라도 라임 수사팀에 누가 있는지만 알려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A변호사는 “김 전 회장에게 당시 B검사가 라임 수사팀장으로 와있다는 이야기를 해줬다”고 말했다.

A변호사는 “당시 김 전 회장에게 ‘B검사는 내가 같이 일을 해본 사람 중에서 수사를 제일 잘하는 사람이다. 대우조선해양 사건 때 10년을 구형해서 10년 선고를 끌어냈던 검사다’고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니 사실대로 진술하고 선처를 받으라고 이야기해준 것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서 활동했던 B검사는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에서 라임 수사를 담당하다가 지난 8월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금융위원회 파견으로 전보됐다.

김봉현 전 회장이 16일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 연합뉴스

김봉현 전 회장이 16일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 연합뉴스

“김봉현, 4월 들은 얘기로 소설 써"

A변호사는 “김 전 회장은 지난 4월 내가 얘기해 준 B검사의 라임 수사팀장 직책과 대우조선해양 수사팀 경력을 토대로 마치 지난해에 B검사에게 술 접대를 한 것처럼 소설을 쓰고 공격을 하고 있다”며 “어차피 검찰 조사에서 다 드러날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김 전 회장과 함께 현직 검사들과 술을 마신 적은 결코 없다”며 “현직 검사를 김 전 회장에게 소개해준 적도 없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한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진술에서 언급한 검사가 이 사건(라임) 수사팀장으로 투입돼 복도에서 마주쳤다는 게 감찰 결과 사실로 확인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법무부는 김 전 회장이 복도에서 마주쳤다는 라임 수사팀장 검사가 실제로 접대를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은 “감찰 결과 사실로 확인이 돼 이미 수사 의뢰를 했다. 수사 중으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 "술접대 받은 대상자 특정" 

앞서 법무부는 김 전 회장의 1차 옥중 편지가 공개된 지난 16일부터 사흘간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직접 감찰조사를 벌였다. 법무부는 조사 결과 “김 전 대표를 직접 조사하는 등 감찰 결과 금품 및 향응을 접대받았다는 의혹이 있는 일부 대상자들을 특정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도 지난 21일 공개한 2차 편지에 “조사 (최근 법무부 감찰 조사를) 받을 당시 사진으로 두 명을 이미 특정했다”며 “다른 한 명은 사진으로는 80% 정도 확실하다 생각해서 특정 짓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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