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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 노출' 사태로 바뀐 백신 유통업체 “일련번호 실시간 추적”

중앙일보

입력

최근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자가 잇따른 사고에 앞서 처음 논란을 일으킨 건 백신 유통 과정에서 상온 노출 사고였다. 백신 유통업체 신성약품은 일부 백신의 상온 노출 사실이 드러나자 배송을 맡긴 기존 협력업체를 '쥴릭파마코리아'로 바꿨다. 어완 뵐프 쥴릭파마 대표는 21일 본지 인터뷰에서 "의약품 사업에서 실패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사고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쥴릭파마코리아 배송차량 [쥴릭파마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쥴릭파마코리아 배송차량 [쥴릭파마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백신 일련번호 실시간 좇겠다"

쥴릭파마 측은 백신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된 '콜드체인(냉장유통)' 시스템을 중점적으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뵐프 대표는 "의약품을 대량 배송할 때도 소량 배송할 때와 똑같은 기준으로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며 "일련번호를 좇는 기술을 활용해 모든 백신의 콜드체인 경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콜드체인은 백신을 출하하는 시점부터 환자에게 도달하는 시점까지 단백질 변형이 일어나지 않도록 특정 온도를 유지하는 체계를 말한다. 독감 백신의 경우 적정온도는 2∼8℃다.

그는 "신성약품측의 배송 위탁 제안을 받고 며칠을 검토한 뒤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신성약품 측에서 특별히 요구한 사항은 없지만, 의약품 배송 가이드라인을 잘 따르겠다"고 했다.

김진문 신성약품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진문 신성약품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인천에서 17세 고교생이 사망한 지난 14일부터 22일 오후 5시까지 국내에서 독감 백신을 맞고 며칠 내 사망한 사람은 25명이다. 전문가들은 사망 사례와 독감 백신 접종 간 연관성을 우선 조사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22일 보건당국은 "예방접종과 사망 사태 사이에 직접적 연관성이 낮다"며 "예방접종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뵐프 대표는 사고에 대해 "많은 조사가 이뤄지고 있어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지난 8일 김진문 신성약품 대표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백신 유통 문제로 심려를 끼쳐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상온 노출은) 신성약품과 계약한 물류회사의 11톤 냉장차에서 백신을 받은 1톤 트럭이 의료기관으로 배송 중에 벌어진 일”이라며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역시 “콜드체인을 포함한 전반적인 조달·유통 과정 문제점에 대해 체계적인 개선 방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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